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연대해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재계는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디자인 회사들을 대상으로 외주제작(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클러스트, 디자인 집적단지(콤플렉스)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는 2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디자인 산업 발전 대책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재계가 추진하는 디자인 산업 발전 방안은 1단계로 대기업들의 아웃소싱 확대.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는 현재 1,200여개에 달하지만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회사는 극소수다. 때문에 대기업들도 디자인 개발의 80% 이상을 자체 해결하고 있고, 아웃소싱을 해도 주로 해외에 맡기는 실정이다.
전경련 산업디자인특위 실무위원장인 정국현 삼성전자 전무는 ‘한국의 미래경쟁력, 디자인’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의 70∼80%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기업들이 발주 물량을 확대하는 등 솔선 수범해서 국내 디자인 회사의 대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에 따라 국내 디자인 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대기업들이 경쟁력을 평가해 아웃소싱을 확대하기로 했다. 6~7월중 대기업들이 시범 아웃소싱 사업을 발표하고, 컨소시엄의 신청을 받아 평가한 뒤 하반기 2~3개 컨소시엄에 발주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단계로 디자인 클러스트를 구축한다는 계획. 디자인 클러스트는 디자인 컨소시엄과 대학, 연구소 등 관련 기관들이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해 공동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전경련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세미나에서 "디자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 개발, 컨설팅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디자인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디자인 클러스트가 조성되면 외국의 대형 디자인 업체가 입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디자인 업체들이 대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대기업에서 퇴직한 숙련된 디자이너들도 폭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돼 한국이 디자인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내년부터 2007년까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10개 안팎의 자생적 디자인 클러스터의 구성을 유도키로 했다.
전경련은 3단계로 기술연구소와 디자인 전문회사 등이 집적돼 시너지를 발휘하는 산업별 디자인 단지(콤플렉스)를 조성한다는 구상. 2008년 이후 국가 차원에서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디자인 집적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디자인 비즈니스의 동북아 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안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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