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에서 박근혜 대표 등 참석자들은 환한 얼굴로 4·30 재보선에서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고 압승을 축하했다.
그러면서도 참석자들은 승리에 도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표정을 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과거 재보선에서 승리한 뒤 정작 가장 중요한 대선에서 패배한 뼈저린 경험 탓이다. 한나라당은 1997년11월 창당한 이후 실시된 9번의 재보선에서 8승1패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재보선 전문당’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회의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표는 "선거 결과를 놓고 자만해서도 안되고, 자만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지난번에 우리 한나라당이 범했던 실수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 때는 과반수 의석을 점하고 있었지만, 소수당인 우리에게 있어 몇 석을 더 보탰다고 해서 우리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속적 당 개혁과 2007년 대선승리를 준비하자는 요구도 이어졌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당의 개혁의 속도가 느려지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기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이번 승리는 한나라당이 잘했다기 보다 여권의 총체적인 국정 실패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결과"라며 "영천과 부산 강서에서 나타난 작지만 서늘한 날갯짓이 2007년에 폭풍우로 변하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마음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여당의 완패는 한나라당이 자신감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무서운 국민의 채찍"이라고 주장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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