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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다섯은…' 출품 안슬기씨/ 낮에는 고교 교사, 밤에는 영화감독 "몸 고되도 둘다 천직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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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다섯은…' 출품 안슬기씨/ 낮에는 고교 교사, 밤에는 영화감독 "몸 고되도 둘다 천직인걸요"

입력
200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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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교편을 잡고, 밤에는 메가폰을 잡고….’

고등학교 교사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주인공은 올해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장편영화 ‘다섯은 너무 많아’(제작 씨알필름)를 출품한 안슬기(35)씨. 그는 서울의 동호정보공고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다. 4월 28일 개막한 전주영화제에서 상영 중인 데뷔작 ‘다섯은…’는 깔끔한 영상 처리와 새로운 형태의 가족상을 제시하는 실험적 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감독과 제작은 물론 배역에 시나리오까지 도맡았다. 항상 수업에 쫓기다 보니 촬영은 겨울방학 때 주로 했다. 영화제 출품을 앞두고는 방과 후 하루 3~4시간씩 작업에 몰두했고 밤샘 촬영도 예사였다. 제작비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받은 1,900만원에다 평소 모아 둔 쌈짓돈을 털어 마련했다. "영화감독이 된 소감이요? 정말 좋지요. 하지만 제작 기간도 짧고, 여건도 좋지 못해 아쉬움은 남네요."

데이비드 핀처와 이광모 감독을 좋아하는 ‘평범한’ 영화광이었던 그는 단편 독립영화로는 이미 여러 차례 관객과 만났다. 지난 해 ‘마이 제너레이션’에서는 사채업자로 출연해 독립영화계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민예총의 시나리오 워크숍 등을 수료한 뒤 줄곧 단편영화만을 만들어온 그는 학교에서도 영화 제작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다. 실제로 ‘다섯은…’에 등장하는 학교 장면은 재직 중인 학교에서 촬영했으며 동료 교사들도 ‘우정 출연’을 해 줬다. "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이 영화제에 참석 못한 것이 무엇보다 아쉽다"고 말하는 그는 영락없는 교사다.

"영화 만들기나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나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기왕 결심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실행에 옮기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요즘에는 배울 수 있는 길이 많잖아요. 이제 개봉관 등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전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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