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은 산업용 조명, 이는 컴퓨터마우스, 귀는 위성방송 수신안테나, 등뼈는 세탁기, 목은 진공청소기….
쓰고 버린 전자제품으로 만든, 높이 7m 짜리 인간로봇 조각(사진)이 4월29일 영국 런던 템즈 강변 시청 야외에 등장했다. ‘전자제품쓰레기(WEEE ·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인간’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냉장고 5개, 전기주전자 12개, 휴대폰 35개, 진공청소기 7개를 포함해 모두 3.3톤의 전자제품 쓰레기가 사용됐다. 이는 영국인 한 명이 평생 소모하는 전자제품의 평균치이다.
‘전자제품쓰레기 인간(WEEE Man)’은 영국왕실미술협회가 전자제품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울 목적에서 디자이너 폴 보노미니에게 의뢰해 제작한 작품. 유럽에서는 1인 평균 연간 14㎏의 전자제품 쓰레기를 배출하고 해마다 쓰레기양은 8%씩 늘어가는데, 전자제품 쓰레기의 90%는 매립처리하고 있다.
롭 홀드웨이 왕실미술협회 WEEE Man 프로젝트 단장은 "쓰레기 매립지가 줄어드는 등 전자제품 쓰레기가 환경에 끼치는 폐해를 대중과 산업계가 인식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WEEE Man’은 런던에서 27일까지 공개된 뒤, 영국 남서부 콘월의 식물원 ‘에덴프로젝트’로 옮겨질 예정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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