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인 올해 우리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다룬 이 작품을 고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일본 군대 위안부를 소재로 지난해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상연돼 화제를 모은 연극 ‘위안부’(원제 Comfort Women)를 쓴 재미작가 김정미씨가 한국을 찾았다. 이 작품이 5월 4~12일 열리는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나비’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위안부 문제가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쓴 이 작품이 과연 국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TV, 라디오 연출 및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10여 년 전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증언집을 읽고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작품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한국을 방문해 직접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도 했다. 대사는 이 때의 인터뷰 내용과 증언집 증언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1994년 남가주대학(USC) 주최 제롬 로런스 단막극 페스티벌에 이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고 이어 99년엔 장막극으로 손질해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했다. 로스앤젤레스 공연은 특히 주인공이 대부분 일본계 배우이고 극장도 일본인이 밀집한 ‘리틀 도쿄’에서 했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뉴욕에서도 공연돼 뉴욕 타임스에 기사가 실리는 등 또 한번 관심을 모았다. "많은 외국인들이 연극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한 미국인은 무대 뒤로 찾아와 ‘이런 사실이 있었느냐’며 가슴 아파하고 한 일본 학생은 제게 이메일을 보내 자기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작품은 위안부였던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려는 김윤이 할머니와 그 과거를 세상에 알리고 증언하려고 애쓰는 박순자, 이복희 할머니 등 세 인물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얼마 남지 않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앞으로 이런 소재의 작품이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이 그 아픔을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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