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동력으로 엔진(휘발유나 경유 사용)과 모터(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차 시장을 사실상 일본 업체들이 석권하고 있어 우리나라 업체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R.L.폴크앤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신규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록은 8만3,153대로 2003년에 비해 81%나 증가했다. 이는 2004년 총 신차 판매량인 1,700만대에 비하면 0.5%도 되지 않는 적은 양이지만 하이브리드 차 판매가 7,781대에 불과했던 2000년과 비교하면 무려 960%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약 12종류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차를 출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경쟁이 심화할 것임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고유가로 인해 경제적인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연료 효율성이 높은 자동차에 대한 연방 및 주정부의 세금 혜택 때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를 이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하이브리드 시장은 현재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다. 특히 도요타자동차의 프리우스는 지난해 5만3,761대나 팔려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의 64%를 차지했다. 올해 1·4분기에는 전년 동기의 두배 이상인 2만2,880대가 팔렸다. 2위는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로 시장 점유율은 31%이다. 혼다는 어코드 및 인사이트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하고 있다.
정작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차량은 안방 시장에서 2,566대 판매에 머물러 하이브리드 시장의 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한편 도요타 프리우스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면서 신차를 사기 위해 2개월 이상 기다리는 상황이 되자 중고차가 신차 가격을 추월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프리우스는 연비가 ℓ당 35.5㎞에 달하고 가격도 2만 달러 중반 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우리도 하이브리드 차의 양산을 서둘러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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