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아닌 날이 없다."
유통업체 사무실에 걸려있는 5월 달력은 평일 반, 기념일 반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고전적인 기념일 외에도 갖가지 신종 ‘데이’를 만들어 판촉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근로자의 날인 5월1일은 언제부턴가 ‘아버지의 날’이 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서울 5개점 등은 정장과 셔츠 첫 구매 고객에게는 반값, 아버지와 함께 오는 고객에게는 10% 할인을 해준다. 한 시민단체가 미국 기념일을 본따 만든 것을 판촉행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5월2일은 ‘오이데이’이자 ‘오리데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하나로클럽 그랜드마트 등이 오이를 할인 판매하고, 농협은 30일~5월2일 경기 양주군 대장금 테마파크에서 궁중 오리요리를 만들어 2005인분 무료 시식행사를 연다.
그랜드마트는 5월3일 ‘오삼데이’에 오징어·삼겹살을 40% 할인 판매하며, 5월5일은 ‘오겹데이’로 이름붙여 제주 돼지 오겹살을 30% 할인 판매한다.
물론 5월5일 어린이날에는 각종 선물기획전과 이벤트가 풍성하다. 주요 백화점들은 완구 아동복 행사를 벌이는 한편 광장을 동화처럼 꾸미고 각종 경연대회를 벌인다. 이마트 롯데마트는 미술대회를 열고 까르푸는 500명에게 스케치북 사은품을 준다.
월마트는 어버이날(5월8일)을 앞두고 5월7일까지 신청을 받아 60세 이상 부부의 사진을 촬영해 액자에 넣어준다.
5월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태평양 미쟝센(www.miseenscene.co.kr)은 6일까지, 미래파(cafe.naver.com/ mirepa)는 14일까지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교사의 헤어스타일이나 피부관리를 해주는 이벤트를 벌인다. 롯데백화점은 5월11~15일 정육매장에서 교원증을 제시하면 스승의 날 선물세트를 10% 할인해준다.
성년의 날인 5월16일 현대백화점 수도권 7개점은 특별기획한 정장+셔츠를 30만원선에 판매하고 식품매장에서는 5월13∼15일 젊음을 상징하는 등푸른 생선 모음전을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스승의 날과 성년의 날을 앞둔 5월12~16일 화장품 향수 준보석 등 선물기획전을 연다.
발명의 날(5월19일)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홈플러스가 도미노, 레고블록, 로보트 조립대회 등 강좌를 연다. 홈플러스는 햇차가 나오는 25일 ‘티데이’에 구매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21일은 부부의 날. 현대백화점 본점은 5월4∼20일 신혼여행과 결혼생활 수기를 공모, 1쌍을 허니문 장소로 여행을 보내주는 행사를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부부 커플의류 특가 판매전을 벌인다. 말일인 31일은 바다의 날. 홈플러스는 산지에서 직송한 특선수산물을 20~30%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5월은 상품권 매출이 추석 시즌의 약 80%나 될 정도로 대표적인 선물 시즌이어서 유통업체들의 기념일 챙기기가 더 극성스러울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증대 효과가 없어도 밸런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처럼 정착 가능성을 보고 신종 기념일을 계속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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