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더 과감히… ‘아름답게’ 운동한다
노출의 계절이 코앞인 탓일까. 2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의 한 피트니스센터. 직장인이라면 식후 춘곤증에 눈꺼풀을 가까스로 지탱하고 있을 시간이건만 체련장안은 봄의 나른함과는 거리가 멀다. 활기찬 음악에 맞춰 뛰고 꺾고 돌리고.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길래 이 시간에…’ 싶은 것은 잠깐, 운동할 때 조차 ‘한 패션 하는’ 그들의 열정에 탄복하지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금, 패션리더는 청담동 명품거리가 아닌 피트니스센터에서 봄을 만끽하고있다.
◆ '추리닝 패션'은 가라
2년째 댄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아(25)씨는 "피트니스센터에 있으면 최근 패션트렌드가 한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불과 2년전만해도 20대부터 50대 여성까지 ‘에어로빅바지’로 통칭되는 광택있는 쫄바지가 전부였지만 요즘 그런 고전적(!) 스타일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목양말이나 워모를 두른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남자도 발목이 드러나는 덧버선 형태의 양말차림이다. "발목이 드러나야 더 섹시해보이기 때문"이란다.
요가 강사로 활동중인 최현희(26)씨는 "피트니스센터들은 일종의 사교장 역할도 하기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도 패션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말한다. "멋지게 차려입는 것이 운동의 동기유발 면에서도 더 효과적이라 센터에서도 은근히 부추기는 편"이라고. 특히 인기 여성 강사들의 패션은 추종자를 거느릴 정도로 주목받기 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최신 패션상품 쇼핑을 해야한다"고 귀띔했다.
◆ 기능보다 스타일
피트니스웨어가 갈수록 캐주얼화, 패션화하는 이유는 인기 체력단련 종목의 변화와 관계있다. 체중조절이나 근육만들기가 목적이던 시절에 에어로빅과 헬스가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엔 탄력있는 몸매관리나 운동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추세다. 피트니스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취미생활의 하나로 승격한 상태. 당연히 옷차림도 기능보다는 스타일이 우선시된다.
올해 피트니스웨어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마디로 ‘댄스 vs 요가’이다. 지난해까지 선풍을 일으켰던 요가열풍이 일상복과 겸용할 수 있는 요가패션의 인기를 몰고왔다면 올초부터 급속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있는 피트니스댄스는 더 섹시하고 과감한 노출패션을 확산시키고 있다.
◆ 댄스웨어는 생동감, 요가복은 자연미
댄스패션은 빨강 파랑 연두 등 생동감 넘치는 색상에 브라 형태의 탑과 배꼽이 드러나는 힙합스타일 바지가 주요 아이템이다. 헐렁한 바지는 춤동작을 더 커보이게 하기 때문에 인기. 밑단에 조임끈이 있는 바지는 한쪽 자락만 걷어올려 귀엽게 연출하는 것이 트렌드다.
반면 요가패션은 정신집중이 요구되며 심신의 정적인 조화를 모색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현란한 색상과 무늬는 가능한 배제한다. 끈 달린 민소매 탑에 엉덩이에 걸쳐입어 느슨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통바지가 인기다. 엷은 살구색이나 분홍색, 차분한 연녹색과 흰색 등 순한 색상과 단순한 디자인이 선호된다. 몸을 꺾고 조이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면스판류의 신축성이 많은 소재를 선택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현희씨는 "모든 피트니스웨어는 자신의 몸 동작을 세밀히 점검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적어도 상의는 적당히 몸에 밀착되게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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