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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척추측만증 -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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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척추측만증 - 오해와 진실

입력
200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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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척추가 휘었어요…."자녀가 학교 검진에서 척추측만증이라고 진단받았을 때 대부분 부모는 크게 놀랄 것이다. 책걸상, 아니 책가방을 아이 성장에 맞춰 제때 바꿔주지 않아 이렇게 됐다며 자책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학교에서 발견되는 측만증은 대부분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는 측만증으로, 이 가운데 진짜 측만증으로 확인된 환자는 아주 소수"라면서 "설령 측만증 환자로 판명돼도 치료 대신 단지 관찰만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학교 검진을 통해 이루어지는 측만증 검사는 오히려 과잉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 ‘척추측만증’(영창의학서적 발행)을 발간한 이 교수로부터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오해를 풀어본다.

송영주 의학전문대기자 yjsong@hk.co.kr

청소년 측만증은 대부분 특발성(特發性) 측만증이다. 글자 그대로 원인을 잘 모르는 측만증인 것이다. 따라서 무거운 책가방, 조잡한 책걸상은 요통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척추가 휘는 측만증의 원인은 될 수 없다. 또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잘못된 자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 측만증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검사는 ‘전방굴곡검사’이다. 환자에게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굽혀 손끝으로 땅바닥을 닿는 자세를 취하라고 해서 체형을 평가하는 검사다. 정상인은 등과 허리가 평평하고 대칭이지만 측만증 환자는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반대쪽으로 더 튀어나오게 된다.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 환자는 주로 오른쪽 등이 튀어나오는데, 왼쪽 등이 튀어나왔다면 만곡증이 아니라‘척수공동증’(脊髓空洞症)같은 신경내부에 이상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MRI검사를 받는 게 좋다.

◆ 척추측만증 흔한 병인가

일부 의사들은 청소년의 3분의 1, 많게는 3분의 2가 척추가 휘었다고 주장하지만, 잘못된 통계다. 유병률은 2% 전후다. 1977년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28%였다. 외국도 비슷한 수치다.

◆ 언제 치료에 나서야할까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하지 않고 자연경과를 지켜본다. 4~6개월에 한번씩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서 관찰한다. 일부에선 측만증을 그냥 방치하면 심폐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흉부만곡(등 부위의 척추가 휘는 상태)이 90도 이상이 아니라면 심폐기능의 장애는 나타나지 않는다. 60~80도 이상의 만곡을 방치할 경우 만곡이 계속 진행될 수 있으며 심폐기능도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각도가 이보다 적다.

◆ 병이 발견됐는데, 방치해도 될까

일단 척추가 휜 것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은 수술 외엔 없다. 보조기 착용 등 교정치료도 척추가 휜 것을 펴주지는 못한다. 보조기 사용 중엔 척추가 펴지지만, 보조기를 풀고나면 다시 원래 각도로 휘어지게 된다.

측만증 때문에 요통이 생기는가

측만증 때문에 당장에 요통이 생기지는 않는다. 요통이 있다면 허리에 무리가 가거나 약해서 생기는 것이지, 측만증 때문에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척추에 통증이 유발된다면 척추뼈 종양 같은 특별한 질환 때문은 아닌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 보조기 효과 있나

보조기는 성장기에 20~40도의 만곡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보조기의 목표는 만곡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처방도 성장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만곡의 진행 가능성이 큰 경우에만 처방된다. 아직 보조기의 효과 여부를 놓고선 의사들간에도 정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아이가 보조기를 차기 싫어하는데

하루 22~23시간 갑옷 같은 보조기를 착용하라고 하면 사실 어느 누구도 따라하기 힘들다. 차라리 잠자는 밤시간, 즉 하루 8~16시간만 파트타임 보조기를 착용하는 방법이 현실성이 크다.

◆ 수술은 어떤 상태에서 권하나

수술은 만곡의 크기와 성장상태를 고려해 결정하는데 의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나의 경우 만곡이 45~50도 이상 환자에게만 수술을 권한다. 환자나이도 중요해 성장기 환자는 40~45도 이상인 경우, 성장이 끝난 환자는 50~55도 이상인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큰 만곡을 작은 만곡으로 교정하고, 작은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다.

■ 척추측만증 운동요법

정형외과 의사들은 척추 측만 각도가 30도 이상은 돼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척추측만증이라고 분류하지만,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15~20도인 경우에도 치료를 시작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한다.

이홍재 인제대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측만증환자에게‘ 더 두고 봅시다’라고 적나라하게 말하기보다는 병원에서 무엇인가 간단한 처방이라도 내려주는 게 환자들에게 더 위안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척추의 유연성을 키워주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환자들에게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이런 운동은 수년간 꾸준히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1주에 4~5일, 한 동작 당 10회씩, 하루 3세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골반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골반 좌우 높이가 안 맞고, 옆에서 봤을 때 전방 혹은 후방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진 경우,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골반 회전정도가 비대칭적일 때(오른쪽 엉덩이가 뒤로 많이 빠지는 경우) 골반을 맞추어주는 작업을 따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영 등을 통해 척추의 유연성을 키울 수도 있다. 이교수가 제안하는 운동요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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