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이긴다면 최대 수혜자는 누굴까. 바로 ‘나홀로 경북지원단장’이라고 자처하는 유시민 의원이다.
영천 지원단장을 맡은 유 위원은 6개 재선거 지역 중 다른 곳은 한 번도 가지않고 영천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가 영천에 올인하는 것은 이길 경우 당은 물론 자신이 누릴 프리미엄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유 위원 본인도 당원게시판에 ‘영천재선거 전황보고’라는 서신을 연이어 띄우며 "영천 재선거는 전국의 모든 지역 유권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는 정당으로 가는 열쇠"라고 한껏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유 위원은 4·2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 영천 재선거 결과를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선거결과를 앞세워 불모지인 TK에 교두보를 만든 주역임을 내세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경기 고양은 지역구일 뿐 고향은 경북 경주다. 선출직 상임위원으로는 유일한 영남 출신이다. 일부 성급한 지지자들은 "영천에서만 이기면 유 위원이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될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설혹 지더라도 유 위원은 손해 볼 게 없다. TK에서 우리당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그에겐 남는 장사다. 영천 패배가 가져올 파열음 때문에 마음 졸이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유 위원은 지난 21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1차 전황보고에서 "후보를 당선시키고 당선자가 의총장에 입장할 때 의원과 당직자가 전원 기립박수치는 장면을 떠올리는 즐거운 상상을 한다"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말만 안 했을 뿐 내심 당선자와 함께 기립박수를 받는 자신을 떠올리는 상상도 했을 법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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