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과정에 9월부터 의학, 법학 분야에 대한 교과과정(커리큘럼)이 설치된다. 그러나 학부정원 3배 확대 및 등록금 대폭 인상 등의 ‘사립화’ 방안은 보류됐다.
로버트 러플린(사진) 카이스트 총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카이스트 비전’을 밝혔다. 러플린 총장은 "카이스트의 최종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공학 마인드를 지닌 의사와 변호사, 변리사, 예술가, 공무원 등도 배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 법학 커리큘럼 설치는 의학과와 법학과를 신설해 학생을 따로 선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의학 분야의 경우 생물학 등 관련 교과를 공부한 뒤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으며, 로스쿨 준비생들도 인문사회분야 과목을 수강한 뒤 공학 지식을 활용해 지적재산권이나 특허전문 변호사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러플린 총장은 "비전 실현을 위해 연간 최소 2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며 이는 정부 예산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업체의 투자 및 연구 프로젝트 유치, 기부금 등을 통해 확보하겠다"며 정부와 각계의 지원을 당부했다. 삼성 LG 등은 이미 카이스트에 특정분야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투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러플린 총장의 카이스트 비전은 지난달 중순 정기이사회에서 한차례 유보되는 등 진통을 겪었으나 최근 보완을 거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확정됐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