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보극장 앞에서 신문가판대를 운영하는 이정임(70·사진) 할머니는 ‘이순신 할머니’로 통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인근의 이충무공 생가터 기념표석을 20년 넘게 관리해온 열정 때문이다. 그 노고로 할머니는 충무공 탄생 460주년 기념일인 28일 중구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다.
신문 가판대와 불과 5c 정도 떨어진 기념표석을 매일 같이 깨끗이 쓸고 닦고, 젊은이들이 표석에 올라 앉을 때마다 따끔하게 나무라는 것이 할머니의 일과다. 표석이 비둘기 분뇨나 행인들이 버린 오물로 더럽혀지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다 안타까운 마음에 시작한 일이다.
그것도 벌써 20년째다. 요즘도 해마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4월 28일에는 아침 일찍 고기며 떡이며 과일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표석 앞에서 제사도 지내고 주변 상인들과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충무공 후손 덕수이씨 종친회는 1998년 이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매년 충무공 탄신일 행사에 귀빈으로 초대하고 있다.
"장군님은 일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와 백성을 지켰는데 장군님이 태어난 자리를 너무 소홀히 하는 것 같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을 뿐입니다."
40년 동안 이곳 신문가판대를 운영해온 할머니는 "술에 취해 표석을 더럽히는 시민들과 싸우는 일도 많다"며 "무슨 덕을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니지만 기력이 쇠할 때까지는 (표석관리를)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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