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저벅, 거인의 발걸음이 어느새 선두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서로 1위를 다투며 연일 고공비행을 하던 삼성과 두산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롯데가 공동 선두(삼성, 두산)를 반게임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롯데는 26일 수원에서 열린 2005프로야구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묶어 7득점을 올린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7-6으로 승리,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9회 마무리로 나온 노장진은 1실점했지만 가까스로 뒷문을 지켜 7세이브째를 챙기며 이 부문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로써 11승9패가 된 롯데는 이날 나란히 패한 공동 선두 삼성, 두산(11승8패)를 위협했다. 또한 공동선두와 공동꼴찌(현대, 기아)의 게임차도 단 3게임으로 좁혀졌다. 이로써 시즌 총 126경기 중에 18~19경기를 소화한 2005프로야구는 강자도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 시대로 빠져들었다.
2회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롯데는 3회초 라이온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현대에 1점을 내준 롯데는 4회초 펠로우, 손인호, 이원석의 연속안타와 박기혁(3루타) 라이온(2루타)의 장타를 앞세워 타자일순하며 대거 4득점, 6-1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대구에서 열린 LG와 삼성 전에서는 LG의 막강 타선이 배영수를 또 울렸다.
LG는 7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 한 진필중의 호투와 홈런 2발을 포함, 장단 12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9-5로 승리했다.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였던 진필중은 2003년 7월26일 부산 롯데전 선발승 이후 정확히 1년9개월 만에 선발승을 따내는 감격을 맛봤다. 시즌 첫 승. 반면 7회까지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못 받은 채 홀로 분전한 배영수는 8회 급격히 흔들리며 4실점, 지난 20일 두산전 패배 뒤 2연패(2승3패)를 당했다.
기아는 광주에서 SK를 4-3으로 따돌리고 4연승 신바람을 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한화에 3-4로 역전패하며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 경기에서는 8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의 손시헌의 타구가 병살타로 선언되자 두산 벤치에서 1루심의 아웃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해 경기가 8분간 중단됐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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