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 포기를 선언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IT839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휴대인터넷은 IT839 정책의 핵심 서비스다.
하나로텔레콤은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파워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모집에 들어가는 등 경쟁심화가 예상됨에 따라 핵심 역량을 주력사업인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인터넷 사업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인 뉴브리지와 AIG 등 6명의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휴대인터넷 사업 포기를 공식 의결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연평균 성장률이 5% 미만에 불과한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저가상품을 앞세운 케이블 TV사업자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의 한 원인"이라며 "출연금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사업 포기에 따른 패널티 규정도 없어 직접적인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정통부가 선정한 기간통신 사업자가 출연금을 납부하지 않고 사업권을 자진 철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사업 포기를 결정한 것은 휴대인터넷 사업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휴대인터넷은 당초 예정보다 1년 가량이 늦은 올해 1월에야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신규 차세대 서비스와 일부 영역이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의 사업 포기로 휴대인터넷 시장규모가 축소되면서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단말기 개발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하나로텔레콤의 사업실시를 전제로 논의돼온 사업자간 공동망 구축계획도 물거품이 돼 KT, SK텔레콤 등 나머지 사업자들이 사업비가 늘어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정통부는 "하나로텔레콤의 휴대인터넷 사업포기는 유감이지만 KT, SK텔레콤 등 나머지 사업자들이 예정대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하나로텔레콤이 반납한 사업 허가서를 다른 사업자에게 교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 사업자인 데이콤은 지난해 사업포기를 선언한 상태여서 추가 사업자 선정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1월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3개 업체를 휴대인터넷 사업자로 선정했으며 하나로텔레콤은 29일 출연금 1,170억원을 납부하고 사업 허가서를 교부 받을 예정이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휴대인터넷
시속 60㎞이상으로 이동하면서도 전용 단말기, 개인휴대단말기(PDA), 노트북 등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IT839정책에 WCDMA,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전화(VoIP) 등과 함께 8대 신규 서비스 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휴대인터넷은 고속으로 데이터를 내려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의 3세대 방식인 WCDMA와 3.5세대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과 서비스 내용이 겹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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