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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혁신委 '부처 자율채용제' 도입 영향/ 고시생들 "행시 준비 그만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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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혁신委 '부처 자율채용제' 도입 영향/ 고시생들 "행시 준비 그만둬야 하나"

입력
2005.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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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이 난데없는 ‘행정고시 인원 절반 축소’ 뉴스에 술렁이고 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 21일 민간 전문가의 특별채용 대폭확대와 개방형 직위를 과장급까지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처자율채용제도’(가칭)안을 확정하고, 이에 따라 행시 합격자 인원을 크게 줄인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6~7년을 준비해야 하는 행정고시 준비생들을 아연실색케 한 소식이었다. 정부가 행시 정원자체에는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수만명의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7급 공무원 시험이나 공사입사 준비로 발길을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사시로 돌려야 합니까?"

3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시준비를 시작한 송모(29·여)씨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아 행정고시 준비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요즘처럼 후회한 적이 없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후 공무원의 ‘외부충원’ 비중이 날로 늘어나더니만 급기야 정부가 행시선발 인원을 절반으로 ‘뚝’ 줄인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혼까지 미뤄가며 고시공부를 시작한 송씨는 진로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사법고시 준비에 나서거나 다시 일반회사로 돌아가는 것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송씨는 "청년취업난이 계속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생각만으로 정원을 줄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행시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모 인터넷 카페에도 송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고시생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디 ‘gosinsu’는 "행시인원을 대폭 줄인다는데 그만둬야 할지 고민입니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고 ‘pass05’는 "이제 행시가 외시 정도 규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요" 라고 걱정했다.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개방형 직위 확대가 결국 현대판 음서제도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 정부 "급격한 정원조정 없을 것"

하지만 이러한 고시 준비생들의 반응에 대해 정부측은 "당분간 행시 정원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관계자는 "부처자율채용제도에서 밝힌 ‘50% 감축’방침은 현재 행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이라며 "부처마다 자율로 충원하는 규모는 1명이나 2명에 머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정원조정은 없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50% 감축규모는 최대 상한선을 나타낸 것으로 그렇게 실행할 가능성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도 "5급 공무원의 결원이 생길 때 내부승진과 고시 그리고 부처별 특채를 통해 이를 충원하게 된다" 며 "이중 부처별 특채의 상한선을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290명 규모의 행시 최종합격자 수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원감축이 진행되더라도 5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하므로 현재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이번 제도안 마련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부처 자체에 자율권을 준 만큼 언제든 정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고시 준비생들의 대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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