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의 박주만(38·사진) 사장은 철저한 ‘계획형 CEO’다. 계획을 세우고, 결정하면 그 그대로 밀고 나간다. 20대 때 그가 세운 인생계획을 살펴보자.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국내 대기업에 취직해 경험을 쌓고, 미국에서 MBA(경영대학원 과정)를 마치고 돌아온다. 집안 소개로 만난 여성과 결혼하고, 가능성이 많은 국내 기업에 들어가 40세쯤 전문경영인이 된다.’
실제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종합금융에서 2년간 일하다 30세 때 미국으로 가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 스쿨)을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했다. 당시 만난 사람이 IT팀장으로 있던 이재현 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 박 사장은 2000년 이 부사장을 따라 두루넷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2년 다시 이 부사장과 함께 옥션으로 와 판매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쳐 올 초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이 남들보다 일찍 인생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의 영향이 컸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부친은 세 아들 중 1명은 반드시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형님이 다른 길을 택하자 막내인 박 사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박 사장은 "군제대후 집에 와보니 책상 앞에 아버지께서 행정고시 과목과 교재, 학원 등을 표로 그려 붙여놓으셨다"며 "빨리 구체적인 인생 계획을 세워 아버지를 설득하지 않으면, 당신 뜻대로 인생을 살아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 길로 그는 선배들의 조언을 구해 40세까지의 인생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 박 사장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박 사장은 "옥션을 다른 경쟁업체보다 1년 더 앞서 나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업체들이 옥션을 따라 할 때 우리는 미래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40세 이후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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