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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동방불패’1급 기관장됐다/ 기술표준원장 임명 김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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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동방불패’1급 기관장됐다/ 기술표준원장 임명 김혜원씨

입력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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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1급 기관장에 처음으로 여성 기술직 공무원이 임명됐다.

산업자원부는 20일 기술표준원 원장에 특허청 특허심판원 김혜원(55) 심판장을 임명했다. 현재 중앙부처 1급으로는 임선희 청소년보호위원장, 김경임 주 튀니지 대사가 있지만 이들은 정무직 또는 외무직이다.

김 원장은 이화여고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특허청 사무관으로 특채된 이후 27년간 특허 심사·심판 분야에 근무하며 특허 분야에서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17년간 특허청에서 유일한 여성 사무관이었던 그는 99년에 최초로 여성 부이사관으로 승진했고, 2002년에 또 다시 최초 여성 이사관이 됐다.

겉으로 보면 승진가도를 달려 왔지만 김 원장은 여성으로서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토로한다. 김 원장은 "17년간 특허청에서 유일한 여성 사무관으로 일하며 사회적 편견이 많았다"며 "상부에서 업무는 그 누구보다 내게 많이 줬지만 평점은 나쁘게 줘서 항의를 하면 ‘당신 절대 승진 못한다’고 하는 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그는 과장, 국장으로 승진한 뒤 여성발명가협회 창설을 주도하는 등 여성 권익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한다.

김 원장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주된 이유는 치밀하고 활동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이라는 평이 많다. 특허청에서 그의 별명은 ‘동방불패’였다.

그가 결정한 특허분쟁이 상급 법원인 대법원에서 거의 한번도 뒤집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87년 보령제약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캡토프릴에 대해 미국 시퀴브사가 특허권 소송을 냈을 때 보령제약의 승소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김 원장은 "27년간의 행정 경험을 살려 국민생활과 밀접한 기술표준원의 업무를 애프터 서비스뿐 아니라 비포(Before)서비스까지 신경 쓰며 하겠다"며 "특히 여성 공무원 선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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