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정부 총리와 대통령 등 인선을 마무리 짓고 본 궤도에 오르는가 싶었던 이라크 제헌의회가 이번에는 국방·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직을 놓고 집권 시아파와 수니파가 다시 격돌, 삐걱거리고 있다.
각료 인선에 따른 논란의 핵심은 국방·내무 장관에 사담 후세인 시절 집권당이었던 바트당의 수니파 인사를 앉힐 지 여부다. 집권 시아파 연합측은 18일 "이라크 곳곳에서 수니파 특히 바트당 잔존 세력에 의한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며 "국방·내무 장관 등 치안·보안을 다루는 자리에 수니파 인사를 앉히면 테러 세력과 어떻게 내통할 지 알 수 없다"고 수니파 인사 배제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예정됐던 내각 구성은 다시 연기됐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주 이라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니파 세력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일부 시아파 인사들에게 "이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우리의 노력을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니파는 "1월 총선 후 제헌의회에 참여키로 한 것은 우리의 큰 결심에 따른 것"이라며 "테러의 책임을 수니파에게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니파 내부에서 무장투쟁을 계속할 지, 제헌의회에 참여할 지 여부를 놓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순조로운 정치일정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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