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종일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내 곁에만 있었으면 좋겠다.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걱정을 하고
거친 손이지만 이마도 만져 줬으면 좋겠다.
오늘만큼은 나만 낳은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 찡그린 내 얼굴을 보고 많이 아프냐는 친구도 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나도 친구의 얼굴들을 찬찬히 들여다봐야지
아파서 나처럼 얼굴을 찡그릴 때가 있을지 몰라
엄마도 잘 봐야지 아빠도 잘 봐야지 동생도 잘 봐야지
아니 내가 만나는 모든 얼굴들을 잘 봐야지.
_ 장승련의 시집 ‘우산 속 둘이서’에 실린 시 ‘내가 아플 때’ 중에서 _
★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져 주는 것이 좋아 괜히 배가 아픈 척 꾀병을 부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배가 아팠을 때 어머니의 손길이 닿으면 씻은 듯이 나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사랑이 담긴 따뜻한 손, 따뜻한 시선… 최고의 에너지, 최고의 명약입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