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초회, 초심회, 초지일관, 초월회…. 최근 한나라당에서 새로운 의원 모임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이에 반해 기존 모임엔 불참하는 의원들이 속출하고, 일부는 분열 조짐이 나타나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의원 모임은 크게 보수 진영인 자유포럼, 중도인 국민생각·푸른정치모임·국가발전연구회, 개혁성향의 새정치수요모임 등으로 대별된다.
각 모임은 그 동안 당 안팎 현안을 놓고 이념 경쟁을 벌이며 정치 계파로의 변신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수도이전과 행정도시법 등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 분열의 씨앗이 잉태됐다. 박근혜 대표 지지파와 반대파의 대립도 표면화했다.
올들어 반박(反朴) 노선으로 선회한 수요모임에선 내부의 영남출신 의원들이 수도권 의원들의 조기 전당대회 요구와 박 대표 밀어내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해 모임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중진이 행정도시법 문제를 특정 대권주자의 이해와 연결지어 왜곡시켰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서울과 경기, 강원의 중부권 초선들이 영남당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초회를, 이계진 안명옥 의원 등이 등원 당시의 초심을 지키자는 뜻에서 ‘초지일관’을, 공성진 의원 등 교수와 연구기관 출신들이 "정치 과잉을 초월한다"는 뜻으로 초월회를 결성했다. 영남권 의원 19명도 기존의 ‘낙동모임’을 ‘초심회’로 개명, 출범시켰다. 박주선 변호사 등 원외의 젊은 인사들은 ‘대안과 미래’라는 모임결성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모임은 지역·기능별 성향이 비슷한 의원들로 구성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권주자 중심의 계파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느슨한 연대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한 중진 의원은 "새 모임들은 초선 의원들이 1년의 의정경험에서 기존 모임의 정치색채에 실망한 결과"라며 "내년 대권경쟁이 본격화하면 기존 모임은 후보에 따른 인적 계파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