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상황이 아슬아슬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영변에 있는 5MW급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북한이 얼마 전 방북했던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에게 밝혔던 원자로 가동중단 사실은 미 정보 당국의 인공위성 사진 분석 등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북한은 향후 3개월간 원자로에서 핵 연료봉 제거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미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할 경우 우리는 틀림없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다음 조치를 협의할 것이며 안보리 회부도 그 조치 중 하나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북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전개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미 양측이 장군멍군 식의 위험한 게임을 벌이다가 어떤 심각한 상황으로 비화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원자로 가동중단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핵무기고를 늘리겠다"는 자신들의 공언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시위에 다름 아니다. 미국이 이를 묵살하면 북한은 폐 연료봉 꺼내기, 연료봉 재처리 및 플루토늄 추출 등의 수순을 밟아 시위 수위를 높여갈 것이 뻔하다.
미국의 기세로 미뤄 북한의 이 같은 벼랑 끝 위협전술이 먹히기는 어렵다. 미국은 오히려 "인내심의 한계가 줄어들고 있다"며 역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군사적 조치 가능성도 흘리지만 미국은 우선 안보리 회부 추진으로 북한을 압박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은 안보리 회부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있다.
이런 게임은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 없다. 북한은 위험한 핵 시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해 원하는 것을 얻는 게 유리하다. 미국도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고대하는 성의를 보임으로써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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