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외화관련 손익이 2조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부채를 늘린 기업들이 큰 폭의 외화환산이익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9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사(3월말 기준ㆍ금융업 제외)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의 외화관련 순이익은 총 2조4,186억원으로 전년 4,805억원 손실에서 이익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외화관련 손익은 외화자산을 회수하거나 부채를 상환할 때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제로 발생한 ‘외환차손익’과 결산일 현재 외화자산이나 부채를 평가할 때 발생한 평가 손익인 ‘외화환산손익’, 그리고 외화관련 파생상품 거래손익 등을 모두 합쳐 집계했다. 단, 수출기업의 계약과 납품, 대금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관련 손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외화관련 이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화환산이익이 전년 4,316억원 손실에서 1조8,018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또 외화관련 파생상품순손익이 2,439억원으로 전년 827억원 손실에서 이익으로 돌아섰고, 외환차손익은 3,729억원으로 전년보다 10배 가량 늘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들이 외화자산에 비해 외화부채를 크게 늘리는 등 외환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외화환산익을 실현하는데 성공했다”며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외환관련 파생상품의 활용도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 달러화 표시 외화자산은 전년 대비 2억2,300만 달러(3.4%)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외화부채는 11억9,100만 달러(6.7%) 증가했다. 또 20개 기업 중 수출 비중이 높은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17개 기업이 환위험 헤지 목적으로 외환관련 파생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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