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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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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없으면 대학도 못다니겠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대리출석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300~400명씩 수업을 하는 대규모 강의실에서는 출석을 부른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100명이 듣는 수업이라 해도 출석을 부르면 강의시간 30분은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최근에는 전자학생증을 이용해 강의실에 붙은 단말기로 출석체크를 하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친구의 학생증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대리 출석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과거와 같이 주민등록번호와 학번을 적어 출석표를 낸다고 해도 친구에게 보내 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최근 ‘휴대폰을 이용한 출석체크’를 하는 대학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니고 일본의 아모리대입니다. 이 학교는 휴대폰을 이용해 출석을 체크하는데 조금은 잔인한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학생들이 강의실에 들어오고 나서 교수가 등장합니다. 그러면 교수는 칠판에 숫자를 적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그 숫자를 휴대폰 이메일을 이용해 시스템 관리자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관리자는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 중 5~10개 정도를 무작위로 뽑아 학생들에게 다시 메일을 보냅니다. 여기에 뽑힌(?) 학생들은 벌떡 일어나서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해야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대리출석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는군요. 분명히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동기들에게 숫자를 배포하는 학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각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출석점수 역시 성적을 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공정한 방법이긴 합니다. 물론 자신이 선발된 경우에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신 일어나서 자기 이름을 대답해 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출석부에 사진 한 장 붙이면(요새는 성형과 화장 때문에 본인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만) 간단히 해결될 문제지요. 어떻게 보면 복불복(福不福)입니다.

아모리대도 작년까지는 출석카드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대학을 다니려면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들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본 유학을 가려는 분은 특히 유념하셔야 할 듯.

http://bikblog.egloos.com

■ 사춘기 큰딸과 세상보기

뭔가 쓸모있는 일을 했을 때 밥값한다고 한다. 요즘 큰딸은 밥값을 못한다. ‘방콕’에 컴퓨터 붙박이다. 뭐 하나 보면 동방신기를 사랑하는 카페에서 음악 듣고 글 보고. 인쇄한 걸 보니 동방신기 멤버들이 주인공인 소설. "야 이거 좀 유치하다. 미소년끼리 좋아하고 변태 아니야." "그렇지 뭐. 그냥 재미로 읽어. 끝이 궁금해서."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한다. 옛날에 동성애소설을 읽는다고 한다면 펄쩍 뛰었을 텐데.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나는 자연스럽지 못한 인간관계로 인류에게 해롭다는 고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생각해보면 중·고교 시절 나도 여자 친구들을 이성을 좋아하듯이 좋아한 적이 있다. 그 애가 다른 애랑 친하면 질투가 심하게 나고. 연애편지 쓰듯 정성껏 편지도 써서 살짝 보내고.

신라나 고려의 미소년들 이야기인 듯 한데. ‘동방신기, 신라 화랑도 되다’ 쯤 되지 아닐까. 뭐 그래도 좋다. 친구도 없이 산골에 묻혀 나름대로 가치관을 키우면서 행복하게 보내는 모습이 고맙다. 나도 동방신기 노래를 유심히 들어보니 가냘프기 그지없다. "야 남자 목소리가 좀 파워 있고 확확 지르기도 하고 그래야 시원한데 얘들은 좀 여자애들 같다." "요즘엔 남자건 여자건 이런 목소리가 유행이야." "나는 윤도현이나 강산에 같은 목소리가 좋은데." "그런 목소리도 좋은데 나는 이게 좋아." "듣기는 편하다."

예쁜 남자애들이 부르는 예쁜 노래를 같이 들으며 나는 동감했다. 그래 네가 좋아하는 문화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구나. 도통 책을 읽지 않아 좀 그렇다. 그래도 애써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자기 관심에 따라 인터넷자료도 찾고 나름대로 아는 것이 있으니. 예를 들면 자기가 구상하는 만화주인공이 백혈병이 걸린 아이라며 백혈병에 대한 자료를 찾는다. 이런 게 공부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하는 공부는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진짜 궁금하고 좋아서 하는 공부는 기억도 오래 남으니까. 가난하고 조용한 생활인데도 항상 느긋하고 즐겁게 살고 있는 명지야 사랑한다.!!

http://blog.daum.net/momo64/184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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