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타이어 교체 시기가 지났는데도 불경기로 인해 다 닳은 타이어를 그대로 낀 채 달리는 차량이 늘고 있다.
타이어 업계는 이 같은 수요 감소에다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대한타이어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계의 1·4분기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나 감소한 452만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내수 판매 감소율 4.5%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타이어 내수 판매 감소 폭 11.7%는 같은 기간 자동차 내수 판매가 24만6,010대로 감소 폭이 5.4%인 것을 감안할 때 과도하게 크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 관계자는 "신차 판매 감소분보다 타이어 판매 감소분이 더 큰 것은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예전 같으면 타이어 마모가 심해 교체해야 하는 타이어를 그대로 두고 다니는 운전자가 많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타이어 점검 등을 해 보면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가 예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폐기해야 할 타이어로 운행하는 것은 운전자 자신 뿐 아니라 도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타이어 내수 판매에서도 교체용 타이어는 1,302만개로 2003년에 비해 17만개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 업계는 이러한 수요 감소 외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원료인 천연고무의 톤당 가격은 2001년 533달러에서 2002년 910달러, 2003년 1,269달러로 상승한 데 이어 최근에는 1,300달러까지 돌파했다. 합성고무의 톤당 가격도 2002년 1,159달러에서 지난해 6월 1,311달러로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1,587달러까지 상승, 1,6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또 카본블랙, 스틸코드 등의 원자재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20~40%씩 증가했다.
천연고무의 경우 공급은 한정돼 있는 반면 중국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합성고무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산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절감 및 비용 축소 등의 감량 경영이 불가피하다"며 "비상경영체제 가동으로 자구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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