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크루즈 선상 회동을 갖고 우의를 다졌다. 선상 회동은 에르도안 총리가 전날 노 대통령과의 오찬 말미에 "못 다한 얘기들이 있다"며 즉석에서 제안해 이뤄졌다.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크루즈 회동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저곳에서 제가 공차고 놀았다"며 왕궁과 사원 등을 설명하자 노 대통령은 "우리의 남해안 뱃길만큼이나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 기업들이 터키에서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자 에르도안 총리는 "국회에서 법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배는 전날 노 대통령이 세제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불렀던 터키 민요 ‘위스키다르’ 지역을 지나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선상 회동을 마친 후 동포간담회에서 "크루즈를 안 했으면 참 억울할 뻔했다. 대통령 되고 제일 좋은 구경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잠시 스쳐간 생각이지만 여기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대통령이더라. 안 돌아가면 큰 일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조크, 웃음이 터졌다.
노 대통령은 또 앙카라 시내의 한국 공원을 방문, 한국전 참전탑에 헌화하고 50여명의 참전 용사들을 만났다. 노 대통령이 격려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공이야 말로 여러분들의 성공"이라고 말하자 70~80대인 참전 용사들 중 일부는 감회에 젖은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17일 이재용 감독 등 이스탄불 국제영화제에 참석 중인 한국 영화계 인사들을 접견한 뒤 정몽구 회장의 안내로 이스탄불 근교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시찰했다. 현대자동차측은 터키의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측에 자동차 2대를 기증했다.
이스탄불=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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