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산 ‘갈등의 메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산 ‘갈등의 메아리’

입력
2005.04.18 00:00
0 0

서울 강북구와 구의회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북한산 관광 개발에 팔을 걷어 부쳤다. 북한산을 옛 이름인 ‘삼각산’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무산됐던 케이블카도 다시 설치키로 하는 등 관광단지 조성에 적극 나선 것이다. 하지만 삼각산 개명 계획에 대해 환경부와 인접한 고양시 등은 난색을 표명,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환경단체들은 관광개발이 이뤄지면 자연환경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거세게 반발, 사업추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관광개발위한 국제 행사, 케이블카도 재추진 = 강북구는 북한산을 구(區)의 상징으로 키우기 위해 주민참여 이벤트 개발, 국제행사 개최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산악 마라톤대회, 산악인 등반대회, ‘진달래 축제’ 등을 여는 것은 물론 우이동 진입로 확충, 우이동 유원지 개발, 4·19 묘역 등과 연계된 순국선열거리 조성 등의 잇단 계획도 발표했다.

18일에는 1995년 강북구로 분구된 이래 최초의 국제행사인 ‘2005 삼각산 국제포럼’도 펼쳐진다. 이 행사에서는 호주 시드니시 미국 유타주 등 산을 낀 외국자치단체들이 참가, 관광산업육성 사례를 발표하고 강북구는 ‘삼각산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 구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를 통해 경영 수익을 확충하겠다는 취지로 북한산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며 "북한산과 인접한 도봉·은평·서대문·성북·종로구 등 서울 5개 자치구들도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때 추진하다 전면 백지화했던 북한산 일대 케이블카 설치 문제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동대문구 신설동~강북구 우이동간 경전철 건설계획이 확정된 이후 최근 구의회에서 재추진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의회는 4월중 ‘관광용 케이블카 설치결의안’ 을 발표하기로 했다. 신승호 구의회 의장은 "강북구의 재정자립도는 27%에 불과, 서울 25개 자치구중 가장 열악하다"며 "케이블카 설치를 통해 경전철을 타고온 관광객을 끌여들여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고 말했다.

강북구는 이와관련, 아직까지 명확한 태도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구의회 생각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국제포럼 행사 때 2,400c 고산지대에 케이블카를 설치한 일본 나가노현 다테야마 관광지의 성공사례를 발표키로 해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사전 계획을 이미 세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관광 케이블카 설치는 확정되지는 않았고 아직 검토 단계"라며 "등산로 인근 소나무숲 보호, 철쭉 가꾸기 등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환경파괴 우려 개발 반대, 명칭 변경도 불허 = 환경단체와 북한산 관리주체인 환경부는 북한산 관광개발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17일 열린 북한산과 도봉산을 연결하는 우이령마라톤 대회 참가자의 경우 처음에 200명 이하로 제한하라고 강북구에 요구했으나 1,000여명 이상이 참가했다"며 "강북구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북한산 개발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를 강력히 제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도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개발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은 "북한산은 서울시 6개, 경기도 3개 자치단체로 둘러싸여 있는데, 강북구가 케이블카 설치 등 개발에 나설 경우 나머지 자치단체들도 이에 동참할 우려가 높다"며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의 보존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산 명칭을 둘러싼 문제도 골치거리. 강북구는 ‘북한산’이 일제시대 ‘창지개명(創地改名)’된 명칭인 만큼 옛 이름인 ‘삼각산’으로 불러야한다며 5월 ‘삼각산 명칭변경 시민서명운동’ 등을 통해 연내에 재심의를 요청키로 했다. 반면 북한산과 인접, 북한동이 포함돼있는 경기 고양시와 환경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주옥(40)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은 "많은 등산객들로 이미 몸살을 앓고 있는 북한산에 케이블카와 관광단지 조성 등으로 이용객들을 모으려는 자치단체의 계획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처사"라며 "북한산을 생태공원으로 활용하는 등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휴식공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