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단위로 지수가 4.5% 하락했다. 이처럼 단기에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대내외 악재가 일제히 불거졌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 시장의 주가 급락이다. 그동안 미국 시장을 보는 중심 축은 ‘인플레 리스크 고조 및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었다. 시장은 이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의 악화로 해석했다. 그런데, 최근 주가 결정의 중심에 ‘성장모멘텀 둔화와 기업의 신용리스크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성장모멘텀 둔화는 고유가와 기준금리 인상의 후유증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우리 시장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둘째,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반응이다. LG필립스LCD 신세계 POSCO 삼성전자 등 대표 기업의 실적만 놓고 보면, 긍정·부정적 주가 반응이 혼재될 수 있다. 신세계와 POSCO의 경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반면, IT업종은 실망스러운 수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종목의 실제 주가 흐름은 약세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는 투자자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이며, 실적을 해석하는데 있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실적발표가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셋째, 단기 수급구도가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이탈은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불확실한 환경에서 소극적 매매전략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가해 베이시스 악화는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 확대로 표출되며 주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결국 이들 요인이 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형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1차 지지선은 현 지수가 될 것 같다. 3월중 두 차례에 걸쳐 지지선으로 작용했고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에도 불구하고 지지력을 테스트했기 때문이다. 다만, 제반 기술적 지표의 악화로 지수의 일보 후퇴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2차 지지선은 120일선이 위치한, 그리고 지난해 8월 이후 상승에 대한 38.2% 조정수준인 920선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단기 투자환경은 지수보다는 종목 중심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 시장의 주가수익비율은 7.8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과 비교해 볼 때 밸류에이션 측면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 투자전략은 ▦주요 종목의 하락 폭을 비교한 교체매매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종목 슬림화를 권고한다. 이 경우 종목별 밸류에이션 수준, 향후 이익전망의 상향조정 가능성, 실적 호전 여부가 교체매매 및 종목 슬림화의 잣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강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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