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 국민들 중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내게는 제일 힘들다"며 "한국 사람이면 한국 사람답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5면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스탄불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약간씩 바뀌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미동맹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니 맡겨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동북아 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각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조정되고 있고 한국의 발언권이 조금씩 높아져 가고 있다"며 "미국 사람이 보는 아시아 질서와 한국 사람이 보는 의견이 조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에 미국 중심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게 어려운 문제"라며 "무조건 한국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게 우리에게 맞지도 않으므로 대화를 통해 모두가 수용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은 대단히 정치적인 문제인 만큼 제게 맡겨 달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인과 고위 지도자 레벨에선 세계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정치적으로 결단하지만, 실무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사람들에겐 큰 판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대 흐름과 변화가 불편으로 다가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8박 9일간의 독일·터키 순방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전(한국 시간) 귀국한다.
이스탄불=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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