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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면합의 공방’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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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면합의 공방’의 이면

입력
2005.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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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외의 것에 대한 협상은 없다"→ "부가적 논의가 있을 것 같다." → "중국과 체리 등에 관한 수입위험평가절차(검역)의 편의를 봐주기로 했다."→ "체리 외에 사과와 배도 있다."

정치권과 농민단체 사이에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쌀 협상과 관련해 농림부가 지난 1년간 보여준 ‘입장 변화’다.

과거 중국과의 마늘협상 파동 등 몇 차례 비슷한 문제로 곤욕을 치른 정부는 지난해 쌀 협상만큼은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농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현직 대학 교수를 민간대표 자격으로 정부협상단에 참여시키는 파격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협상 진행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협상 결과가 언론을 통해 발표되기 전까지 이 민간대표는 ‘부가적 합의사항’의 내용은커녕 그 같은 합의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15일 "본협상 타결 이후 기술적 절차적 과정까지 민간대표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가적 합의내용이 농가들에게 주는 민감성을 감안한다면 그것을 ‘기술적 절차적 과정’이라고 일축할 수 있을까.

당초 "각국과의 합의문은 외교문서여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국회의원들에게 문서를 공개키로 했다. 진작에 합의 내용을 공개하고 이해를 구했다면 ‘은폐 의혹’으로까지 비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제협상의 성공을 담보하는 두개의 축이 있다면 그것은 대내외적인 효율성과 투명성이다. 쌀 협상 결과의 효율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정부가 부가합의 사항을 발표하며 보인 안이함과 무성의함 탓에 협상의 투명성마저 얼룩진 게 사실이다.

김신영 경제과학부기자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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