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휴대폰과 고부가가치 제품인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다시 2조원대를 회복, 13분기 연속 조(兆) 단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올 1·4분기 매출액이 13조8,122억원, 영업이익 2조1,499억원, 당기순이익 1조4,98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6%, 순이익은 52% 감소한 것이다.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6%, 당기순이익은 17.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0.3%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7,000억원 가량의 특별상여금이 지출된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전무는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이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환율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9,000억원 가량 된다"며 "환율하락과 고유가, 원자재가 상승, IT비수기 등 경제환경이 악화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111억 달러로, 달러 기준으로는 전분기에 비해 4억 달러 늘어났지만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원화기준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삼성카드의 7,000억원대 충당금 설정에 따른 지분법 평가손실 확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특히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D램을 비롯한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에다 환율하락까지 겹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6%, 13% 감소했다. 메모리 제품 가운데 휴대용 기기에 주로 쓰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급증, 1분기에 낸드 제품과 D램 비중이 물량기준으로 각각 6대4로 낸드 제품이 전통적인 주력제품인 D램을 추월했다. 정보통신 부문의 경우 휴대폰 판매량이 2,450만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매출이 4조8,394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8,405억원으로 전분기의 5배를 넘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는 블루블랙폰(D500)의 판매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와 국내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주 전무는 "올해 가장 큰 리스크는 환율하락"이라며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LCD 7세대 라인의 본격 양산(4월말)과 DMB서비스 상용화 등의 신성장 기반 확보로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전무는 또 "D램 시장이나 디지털미디어 부문 등도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2조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지만 시기는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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