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남의 집 앞에 버렸다며 망신 준 이웃에게 앙심을 품고 그의 우편물을 훔쳐 골탕을 먹이던 30대 남자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건물 5층에 사는 윤모(28)씨는 자신의 대문 앞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윤씨는 봉투를 뒤져 신용카드 영수증을 찾아내 쓰레기의 주인이 건물7층에 사는 이모(34)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쓰레기 봉투 겉면에 ‘7층 이씨가 무단투기한 쓰레기이니 치우지 말 것’이라는 메모를 써 붙여 집 앞에 며칠 동안 그대로 놓아 두었다. 이를 안 이씨가 쓰레기 봉투를 치워버리자 윤씨는 이씨를 찾아가 "쓰레기 무단투기를 신고해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언쟁을 벌이며 망신을 주었다.
망신을 당한 이씨는 1층 공동우편함에서 윤씨의 카드대금 고지서, TOEIC 성적표 등 우편물을 5~6차례 훔쳐내 자신이 다니는 인근 독서실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다. 자신의 카드대금 고지서와 TOEIC 성적표 등이 몇 개월간 배달되지 않자 윤씨는 공동우편함 주위에서 ‘잠복’하다 14일 새벽 1시20분께 이씨를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동그란기자 gr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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