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노릇하기 힘든 세상/ 술취한 학생 꾸짖다 몰매 법원 "감정자극 10%책임"

서울고법 민사3부(최은수 부장판사)는 14일 고교생을 꾸짖다 집단폭행당한 김모(42)씨가 가해 학생들과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씨에게도 10%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김씨도 술을 마셔 취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어른으로서 술 취한 미성년자가 시비를 걸더라도 이를 피하거나 잘 타일러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데도 고압적인 자세로 꾸짖는 등 미성년자의 감정을 자극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부상으로 인한 김씨의 수입 손실과 치료비 2,700여만원 가운데 10%를 제외한 2,400여만원과 위자료 500만원을 김씨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김씨는 2001년 12월 새벽 서울 금천구 노래방 화장실에서 이모(당시 18)군이 어른과 말다툼을 벌이는 것을 보고, 어른에게 욕설을 한다며 이군을 꾸짖다가 이군 일행으로부터 폭행당해 이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자 소송을 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