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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 유묵 '獨立' 95년만에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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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 유묵 '獨立' 95년만에 한국에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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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남긴 붓글씨 중 독립의 뜻을 직접 글로 표현한 유일한 유묵인 ‘獨立’(독립·65.8×31.8㎝·사진)이 안 의사 순국 95년만에 한국으로 온다. 이 붓글씨를 할아버지 대에서 물려받아 소장하고 있는 일본인이 최근 한국에 대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A6면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김광만 더 채널 대표는 14일 일본 히로시마(廣島)현 무카이하라초(向原町)에 있는 절인 간센지(願船寺)의 시다라 마사노부(設樂正純·77) 주지가 가문에서 보관해 온 안 의사 유묵 ‘獨立’을 "한일 친선우호의 표시"로 한국에 돌려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붓글씨는 중국 뤼순(旅順) 감옥 간수를 지낸 시다라씨의 작은 할아버지가 안 의사 순국 한달 전인 1910년 2월에 받아 35년 휴가차 귀향하면서 몰래 일본에 들여온 것이다. 시다라씨는 "아버지도 이 유묵을 한국에 보내주었으면 한다고 늘 말했다"며 ‘안 의사의 심정을 이해해 받들어 한국에 대여한다’는 확인서까지 썼다.

시다라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붓글씨를 가져온 김 대표는 "정부 당국과 협의해 보관처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며 "유묵을 한국에 돌려주겠다는 소장자의 뜻이 확고하기 때문에 빌려 오는 것이 아니라 기증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씨를 살핀 일본의 필적감정 전문가 우오즈미 가즈아키(魚住和晃) 고베(神戶)대 교수는 "획과 글씨의 공간을 볼 때 안중근의 글씨가 확실하다"며 "다른 유묵에 비해 신념과 결의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이 유묵은 시다라씨가 2000년 7월 한국을 방문해 국내 언론에 존재를 밝혔으며, 그 직후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우오즈미 교수의 감정을 받아 보도했다.

안 의사는 순국 전까지 200여점의 붓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 25점이, 일본에 20여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국대박물관,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안중근의사기념관 등 여러 기관이나 단체, 개인이 소장한 국내 유묵은 보물 제569호로 일괄 지정돼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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