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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삼성 ‘세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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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삼성 ‘세트 전쟁’

입력
200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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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리그 4차전이 벌어진 인천 도원체육관. 경기전 코트에는 "삼성 선수들이 지난 주말 3차전에서 현대에 패한 것을 두 배로 갚겠다며 벼르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룹과 구단의 명예를 걸고 경기에 임해달라는 윗 선의 의지가 선수들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날 체육관 귀빈석에 앉은 이수창 삼성화재 구단주의 바람대로 삼성은 3-1 승리를 안았다. 하지만 평소 코트에 나와 선수들이 잘하면 일어나 박수도 치고 환호도 보내던 이 구단주는 이날 삼성이 이겼는데도 별다른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와 전혀 다른 이 구단주의 반응은 ‘이기는 데만 익숙해 온’ 삼성화재가 안고 있는 시름을 대변해 준다. 예년 같으면 벌써 우승을 확정 짓고 여유를 부릴 때지만 올 해는 리그 막판까지 현대캐피탈과 치열한 ‘세트 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13일까지 14승2패로 현대캐피탈과 동률이지만 순위마저도 2위로 밀린 상태. 지난해까지 배구 겨울리그 8연패, 77연승의 대기록이 무색하게 올들어 재계 라이벌 현대에만 벌써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문제는 삼성화재가 남은 4경기를 모두 3-0 완승을 거둔다 해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현대캐피탈 역시 남은 4경기를 퍼펙트로 장식한다면 세트득실률에서 4.23으로 삼성(4.14)을 100분의 9 차이로 따돌리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더욱이 리그 2위로 밀리면 3위와 피말리는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러야 하는 부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리그 막판까지 혈전을 벌이게 돼 배구 코트에 긴장과 박진감이 불어 넣어졌다"고 말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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