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지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을 발표하면서 삼성을 39위에 올렸다.
최상위권 50대 기업인 ‘글로벌 올스타 기업’에 국내 기업이 포함되기는 삼성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포천지의 글로벌 올스타 기업 선정의 주요 기준 중의 하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인 만큼 삼성은 기업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공익 차원에서도 세계 일류 기업의 반열에 들었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삼성이 추구해온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라는 목표가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란, 경제적인 외형이나 규모 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게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질적이고 윤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삼성은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소외된 계층에 대한 ‘나눔의 경영’과 협력업체와 수평적 관계에서 공생공존을 도모하는 ‘상생경영’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한 삼성의 핵심 경영원칙의 하나이다. 삼성이 지난달 선언한 ‘신경영 원칙’에도 나눔과 상생은 주요 원칙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에서 상생경영이 경영의 화두로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2003년부터지만 협력업체와의 주종관계가 동반자적 관계로 전환한 것은 훨씬 이전이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강조한 ‘구매의 예술화’는 곧 협력업체와의 관계변화를 요구한 것이었다고 삼성측은 밝히고 있다. 즉, 양산 조립업의 경우 원가의 80~85%가 구매원가이므로 부품을 조달받는 단순 구매가 아니라 협력업체와 함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구축을 통해 양질의 부품을 싸고, 빨리 구매하는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라는 ‘구매 예술론’은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과 함께 구체화했다. 각 계열사는 300여명의 기술지도요원을 선발해 5,6명씩 조를 짜 두 달 동안 협력업체에 파견했다. 98년에는 삼성전자에 협력회사 경영전반을 지도하는 CMC라는 회사가 설립됐다. 또 구매와 관련해 마케팅 등 핵심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협력포털’과 ‘공급망 관리’(SCM) 등으로 시스템화했다.
삼성은 2003년말 향후 5년 동안 협력회사 지원 및 육성을 위해 1조1,0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오늘날 삼성의 성공이 협력업체와의 동반 노력으로 일궈낸 경쟁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은 누구보다 삼성 내부에서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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