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 "대학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박사학위 취득을 못하게 됐다"며 학교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무역회사에 다니던 송모(50)씨는 1995년 불혹의 나이에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영국 런던시티대에서 예술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97년 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0년에는 연세대 철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송씨는 힘든 학업 끝에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2월17,18일 박사학위 논문자격시험을 치러 25일 담당 조교로부터 구두로 합격통지를 받았다. 이후 재시험 기간에 외국에 갈 일이 생겨 송씨는 학교 측에 "다녀와도 문제가 없겠느냐"고 물었고 학교 측은 "괜찮다. 27일께 최종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3월5일 필기시험 다음절차인 구술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도착한 송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재시험을 치르지 않아 불합격 처리했다는 것이다. 송씨는 교수와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감사도 요청을 했지만 "합격 여부를 대학원생에게 통지할 의무는 없다는 게 학교의 방침이니 양측이 원만하게 해결하기 바란다"는 답만 되돌아왔다. 그는 결국 13일 서울서부지법에 연세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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