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보기 힘든 지난 걸작들을 만날 수 있는 알찬 영화제가 두 곳에서 열린다. 고전 영화들을 책으로만 접했거나 TV의 작은 화면으로만 보았던 시네필들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 대형 상업영화만 편식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정신적인 비타민이 될 수 있는 자리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낙원동 옛 허리우드극장으로 둥지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대표 최정운)는 재개관을 기념해 15일~5월1일 특별영화제 ‘시네필의 향연’을 개최한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주자 에릭 로메르의 ‘봄 이야기’가 개막을 장식하며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거장 G.W. 파브스트의 ‘판도라의 상자’, 로베르 브레송의 ‘볼로뉴 숲의 여인들’,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 등 영화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16편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세르지오 레오네가 감독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서부극의 전설 ‘석양의 무법자’와 루키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는 새롭게 복원한 프린트로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 옛 허리우드극장에 자리 잡은 새 예술전용극장 필름포럼(대표 임재철)은 22일 개관을 맞아 5월4일까지 한국영화 베스트 10편과 아시아 영화 베스트 10편을 선보인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김기덕 감독의 ‘빈집’,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등이 재상영되며,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왕자웨이의 ‘아비정전’, 후샤오시엔의 ‘비정성시’ 등도 관객들을 만난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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