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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相生경영/ 相生경영 모델 확산 - 대기업-협력업체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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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相生경영/ 相生경영 모델 확산 - 대기업-협력업체 함께 간다

입력
200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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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변하고 있다. 파이를 놓고 뺏고 뺏기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파이를 키우는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 나누면서 성장하는 상생(相生) 경영 모델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상생 경영 모델은 이제 전체 대기업으로 보편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중소기업 협력위원회를 만들어 상생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을 높이고,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며, 신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대기업이 먼저 불평등한 하도급 관계를 개선하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교육까지 맡아서 한다. 핵심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들은 특허를 받아도 마케팅 능력이 없어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기술력만 있으면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대접받는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잘 나갈 때는 대기업이 이익을 독식하고, 어려울 때는 중소기업이 그 부담을 떠안는 구조였다. 특히 대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 전략으로 대기업의 비용삭감 요구를 감내할 수 없었던 중소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경련 이병욱 상무는 "이제 대기업들도 경쟁력의 원천이 협력업체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가 글로벌 수준이 되지 못하면, 대기업들도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게 된 원동력도 수많은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이라는 사실이 이 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을 협력업체에서 찾는 것은 이미 선진기업들에게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의 위력은 거대한 협력업체와의 그물망에서 나온다. 신사업 아이디어의 절반이 이들 협력업체에서 나오고, 협력업체가 겪는 리스크의 절반은 노키아가 떠안는다. 노키아로서는 협력업체가 아이디어의 수혈자이자, 신사업 진출을 위한 파트너인 셈이다. 역으로 협력업체 입장에서 노키아는 거대한 안전판이자, 든든한 지원자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핵심기술이 자체 연구개발팀과 협력업체 연구개발자들이 한솥밥을 먹고, 부대끼면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절실한 화두다. 단순히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차원을 넘어 왜곡된 산업구조를 선순환으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않고서는 국내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고,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아무리 수출이 늘어도 국부(國富)가 쌓이지 않는 기형적 산업구조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열릴 경우,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한 부품소재 산업의 체질 강화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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