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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펜션·음식점 '우후죽순'/ 횡성湖가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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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펜션·음식점 '우후죽순'/ 횡성湖가 죽어간다

입력
200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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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횡성군 갑천면 횡성호가 주변의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다. 횡성호는 횡성군민과 원주시민의 상수원으로 횡성댐 안에 취수탑이 있다. 횡성댐은 93년 12월 착공해 99년 12월 담수를 시작했으며, 2000년 10월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호숫가 전망 좋은 곳엔 별장 펜션 음식점 주택 등이 난립해 있다. 대부분 건물들이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자리잡고 있으며, 상당수 건물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횡성호로 생활오수를 쏟아내고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담수 직전인 97~98년에 무더기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횡성환경운동연합과 한강수계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펴낸 ‘2004 횡성댐수질보전을 위한 자료집’에 따르면 횡성군은 이 기간에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118건, 상수원보호구역 인접지역에 48건 등 모두 166건의 건축허가를 내줬다. 조만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곳인 줄 뻔히 알면서 갑천면 중금·구방·화전·포동리 등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에 일제히 허가를 내준 것이다.

13일 횡성군 갑천면 중금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산자락 7,000여평이 전원주택단지로 파헤쳐지고 있었다. 상수원보호구역에서 100여c 떨어진 곳으로 20동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서 1㎞ 정도 떨어진 호수변 상수원보호구역 내 8,000여평도 택지로 조성돼 있다.

갑천면 구방리 선동 호숫가에는 1999~2000년 14채의 별장 음식점 주택이 들어섰다. 이곳에서 2㎞ 떨어진 곳에서는 4채의 전원주택이 현재 공사 중이다. 갑천면 화전리에는 10여채의 펜션과 별장이 들어서 있고, 2채는 공사 중이다. 건물 한 채 없던 화전리에는 현재 64건의 건축허가가 나 있어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갑천면 삼거리에도 최근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곳은 명백한 맹지(盲地·진출입로가 없는 땅)인 데도 건축허가가 나 인근 주민들과 민사 및 행정소송에 휘말려 있다.

횡성군 관계자는 "건축허가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하지만 보호구역 지정 전이어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횡성환경운동연합 홍석분 사무국장(38·여)은 "오수처리시설이 설치됐다는 건물에서 댐으로 연결된 오수배출구 부분이 시커멓게 썩어 있다"며 "오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횡성댐측은 "용존공기부상설비(DAF)가 설치돼 있어 정수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횡성환경운동연합 김윤수 공동의장(67)은 "호숫가 건축물의 대부분은 외지인 소유"라며 "수십만명의 상수원 주변에 무더기로 건축허가를 내 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횡성=글·사진 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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