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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판 NO" 도전! 마이웨이/ (中) 공무원 꿈꾸는 '당찬 16세' 박정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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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판 NO" 도전! 마이웨이/ (中) 공무원 꿈꾸는 '당찬 16세' 박정민군

입력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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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불확실한 대학진학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는 공무원 시험에 먼저 합격하는 게 인생 전체를 보면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기 포천종고 2학년 박정민(16)군은 방과 후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곧장 독서실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가 가방에서 꺼내드는 책은 대입 참고서가 아닌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문제집들이다. 박군은 고교졸업 후 곧바로 학력제한을 두지 않는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다.

박군은 "아무래도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가 두뇌회전이 좋을 것 아니겠어요. 대학에 가면 친구들도 만나야 하고 진로와 상관 없는 다른 공부도 해야 하고…. 그렇게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언제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겠어요. 그래서 20세 9급, 25세 7급 시험을 목표로 잡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 대신, 공무원 시험준비로 방향을 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군은 올해 초 2학년이 되자마자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기본서를 사다 놓고 독학을 시작했다. 인터넷의 공무원 수험 준비사이트 등을 통해 처음 2~3개월 동안은 혼자 공부한 후 나중에 학원에 다니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수능을 치르지 않는다고 학교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국어 국사 영어 같은 과목은 공무원 시험과 겹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다.

집에 돌아와서도 새벽까지 강의 책자를 다시 들여다본다. 학습량은 오히려 대입을 준비하는 일반 학생보다 더 많다. 경쟁률이 수백 대 1인 데다 경쟁자들도 대학을 나온 선배들이 대부분인 힘겨운 싸움이기 때문이다.

박군의 이런 선택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목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열심히 일하는 농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이 하루속히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담임교사도 처음에는 성적이 상위권에 오르내리는 박군에게 "너무 이른 결정"이라고 반대했지만 지금은 참고서 등을 소개해주는 등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

박군은 "대학진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인생이고 그것을 위해 남보다 조금 먼저 출발한 것일 뿐입니다. 공무원으로서 일을 하다가 대학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 "한살이라도 일찍…" 연예계 북적

많은 비대생(非大生)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하는게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사법·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시험에 비대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고, 서울의 고시촌에는 비대생들이 적지 않다.

시험과 마찬가지로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여기는 분야가 연예계. 대학 연극영화과 등을 졸업하더라도 데뷔를 위해서는 별도의 연기실습이나 안무연습을 해야 하고, 대졸 후에 나서면 금방 중견취급을 받아 생명이 짧다는 우려다.

현재 사설 연예학원에는 ‘빅 스타’를 꿈꾸는 비대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 기획사와 연계된 학원의 경우 ‘제2의 보아’를 꿈꾸는 지망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유명 연예기획사 계열인 S학원 이모(36·여) 홍보팀장은 "나이어린 지원자가 넘쳐 까다로운 오디션을 시행하고 있다"며 "연예계 데뷔 연령이 어려지면서 대학진학 대신 곧장 학원을 찾아오는 고교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

동그란기자 gr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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