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의 ‘굳히기’냐, MSN 메신저의 ‘1위 탈환’이냐.
4년 만에 양강 체제로 재편된 국내 메신저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네이트온과 MSN 메신저의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트온이 지난달 월간 집계에서 다시 우위를 선언한 가운데, MSN도 메신저 7.0 버전을 전격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네이트온이 추월의 기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MSN의 재역전극이 펼쳐질지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네이트온
네이트닷컴은 지난 11일 인터넷조사기관 코리안클릭이 발표한 3월 메신저 이용 통계에서도 자사의 네이트온이 MSN 메신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달 내내 네이트닷컴을 이용한 방문자수는 1,073만2,000여명으로, MSN메신저(1,065만6,000여명)를 7만6,000여명 차이로 앞섰다.
전체 이용자 비율로 비교하면 0.71%에 불과한 미미한 차이다.
네이트닷컴측은 그러나 "남녀 사용자를 나눠 통계를 내보면 메신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같은 조사에서 네이트온의 여성 사용자 수는 484만2107명으로, MSN메신저의 457만 3334명을 27만명, 비율로 따지면 5.8% 앞선다.
이는 ‘감성 메신저’를 표방해온 네이트온의 전략이 주로 여성들에게 먹혀들었다는 얘기다.
네이트닷컴 관계자는 "싸이월드와의 연계, 플래시콘과 선물쪼르기 등 20대의 감성코드를 노린 서비스 등이 여성 이용자를 끌어들이는데 큰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월 100~130건의 무료 문자메시지(SMS) 서비스 혜택이 SK텔레콤 가입자들을 끌어들였고, SMS를 받은 사람을 메신저친구로 소개해 주는 기능이 사용자 네트워크를 확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MSN메신저
‘2위가 약’이라며 태연자약해 하던 MSN코리아도 12일 현재의 메신저 6.2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7.0 버전을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MSN코리아측은 ‘전체화면(풀스크린) 화상채팅’, ‘한 줄 쓰기 창’, ‘배경음악 공유’, ‘버디 리스트 공개사진’ 등 메신저 7.0 버전의 신기능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네이트온과의 격차를 금세 메우고도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스크린 화상채팅은 PC용 웹카메라를 통해 전세계 MSN 메신저 사용자와 무료 화상 전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존의 대화명 표시줄 아래에 새로 생긴 ‘한 줄 쓰기 창’은 자신의 현재 상태나 감정 등을 대화명보다 더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옵션 기능인 ‘배경음악 켜기’를 선택하면, PC를 통해 듣고 있는 노래 제목이 대화 상대에게 나타난다.
MSN 관계자는 "이모티콘처럼 플래시 동영상을 주고 받는 ‘윙크’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며 "시장점유율의 차이는 메신저 기능의 우열로 설명된다는 것이 MSN의 소신"이라며 재역전을 확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MSN 메신저가 윈도XP에 포함된 ‘윈도 메신저’의 보급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면, 네이트온은 1,800만 가입자를 자랑하는 SK텔레콤과 싸이월드와의 연계를 통해 단단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며 "양자간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주고받는 형국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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