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 끓여준 미역국… 행복이 보글보글
오늘 생일을 맞이했다. 사람이 느끼는 시간의 속도는 그 사람의 나이와 비례하는 속도감이라고 했던가. 10대는 시속 10㎞의 느낌. 20대에는 시속 20㎞의 느낌같은…. 그렇다면 난 시속 40㎞로도 넘어서려 하고 있으니 벌써라는 느낌은 아주 당연한 느낌이겠지.
해마다 생일이 되면 내가 먼저 엄마한테 전화를 했었다. 엄마가 수고한 날이라고 전하면, 아이구 또 벌써 그렇게 되었나 하시며 맛난 것도 먹고 재미나게 보내라 하신다. 엄마의 속도감이란 이제 시속 70㎞일 테니 얼마나 더 빠르게 느끼실까.
어제 느긋하게 사우나를 즐기다 식료품 사들고 집으로 오니 벌써 귀가한 중3 둘째딸. 교복 입은 채 주방에서 달그락거리고 있다. 들어가 보니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다. 내일이 엄마 생일인데 아침에 끓이기 힘들 것 같아 미리 끓이는 거란다. 쇠고기도 참기름에 볶아넣고 했다는, 제법 맛을 낸 미역국이다.
한국에 있을 때 큰딸은 매월, 둘째는 매주 용돈을 주었는데, 이국으로 온 후로는 필요할 때 조금씩 가져가는 식으로 되어 있었다. 며칠 전 달력을 바라보며 ‘용돈을 안 주니 엄마 생일에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는 선언을 하더니 미역국이라도 끓이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저녁에 잠시 앉은 컴퓨터에 들어가본 메일함. 도착한 편지함에 켜진 빨간불. 큰딸에게서 온 생일축하 메시지였다. 가진 게 없으니 이렇게나마 엄마 생일 축하한다는 기쁨을 많이 안겨 줄 수 있는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글귀와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다.
그걸 바라본 그이 왈, “당신 좋겠네”라고 한다. “뿌린 대로 거두는 거랍니다”라고 응수를 보냈지만, 난 정말 아이들에게 해준 게 없는 엄마인데 예쁘게 자라준 것에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 아침 둘째가 끓인 미역국으로 아침상을 보는데 둘째가 또 슬며시 선물꾸러미를 내놓는다. 포장 안에는 앞치마가 들어 있었다. 이곳에 오면서 앞치마를 하나밖에 준비하지 않아 불편함을 가끔 주절거렸더니 그걸 맘에 담아두고 준비했단다.
귀여운 동물 그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주 예쁜 앞치마다. 너무 예뻐서 쓰기 아깝다며 모셔두라고 하는 큰딸의 말에 모두 한바탕 웃음을 ?뜨린다. 오늘 하나 더 얹어지는 숫자에 대한 서글픔보다는 두 딸에게 받은 마음으로부터의 선물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가득한 행복한 아침을 맞이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엄마. 낳아 주시고 아들 셋에 딸 하나라며 아들만을 더 귀히 여기던 시절에 양념 딸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곱게 길러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나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http://blog.daum.net/dungji486/1928311
■ 찔레의 마음이 가시로 태어난 사연
고려시대로 거슬러 가보자. 그때 우리나라는 힘이 약해서 몽골족에게 1년에 한번씩 예쁜 처녀를 바쳐야만 했단다.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예쁘고 마음이 착한 소녀가 있었는데 다른 처녀들과 함께 몽고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살게 되었지. 찔레는 몽골에서 착한 사람을 만나 호화로운 생활을 했단다.
그러나 찔레는 그리운 고향과 부모와 동생들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10여 년의 세월을 눈물로 보내던 어느날 찔레를 가엾게 여긴 주인이 사람을 고려로 보내 찔레의 가족을 찾아오라고 했으나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단다.
찔레의 마음은 더 아팠고, 가족들과 고향이 그리워 병에 걸리고 말았다. 찔레의 병은 누구도 고칠 수 없는 병이었어. 보다 못한 주인이 찔레에게 가족을 찾아가도록 허락을 했고 단 한 달만 있다가 돌아오라는 조건을 붙였지.
고향집을 찾아갔지만 이미 집은 불타 없어진 상태였고. 찔레는 동생과 부모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여기저기 산속을 헤매었지만 가족을 만날 수 없었단다.
한 달의 기한이 다 가도록 찾지 못하고 몽골로 가야 할 때가 되었어. 슬픔에 잠긴 찔레는 몽골로 다시 가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고향집 근처에서 목숨을 끊고 말았단다. 이듬해 찔레가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곳곳마다 찔레꽃이 피어났단다. 찔레꽃이 들판 여기저기 안 핀 곳이 없는 이유는 그렇게 찔레가 동생과 부모를 찾아 다녔기 때문이란다.
찔레의 가시는 무엇이든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리 엄마, 우리 동생을 본 적이 있나요?”하고 애타게 물어보는 찔레의 마음이 가시로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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