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神算)의 노림수는 성공할까.’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전주 KCC가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하며 챔프 수성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다수 농구 전문가들은 KCC가 1,2차전에서 TG삼보의 높이에 무기력하게 무너지자 TG삼보의 손쉬운 우승을 전망했다. 하지만 전술의 귀재인 ‘신산’ 신선우 KCC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신 감독은 ‘트윈 타워’ 김주성-자밀 왓킨스의 높이를 이용한 TG삼보를 정면 대결로는 힘들다고 판단해 원정인 1,2차전에서는 상대 공격의 시발점인 포인트가드 신기성의 힘을 빼는데 총력을 다했다.
신기성은 1차전에서 패기 넘치는 이형주의 밀착 마크로 고생하더니 2차전에서는 이상민과의 정면 대결로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3차전 승부의 갈림길인 4쿼터 막판 기진맥진하며 KCC의 대역전극을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했다. 전창진 TG삼보 감독마저 "신기성을 적절한 때 쉬게 해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패인을 지적했을 정도다.
반면 KCC는 3차전에서 3쿼터까지는 인해전술로 식스맨을 골고루 투입, 신기성과 양경민을 괴롭혔고 4쿼터에 ‘이-승-원(이상민,추승균,조성원) 트리오’를 전면에 투입,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신 감독은 "1,2차전까지는 상대 주전의 힘을 빼는데 주력했다. 2차전까지 모두 져도 상관없다. 다만 3차전부터는 베스트멤버를 투입한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결국 ‘신산’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TG삼보는 왓킨스와 김주성의 높이가 여전하고 양경민의 슛감각도 좋은 편이지만 신기성이 4차전부터 풀타임 소화가 불가능할 경우 쓸만한 백업 포인트가드가 없어 전력의 차질이 예상된다.
KCC도 물론 약점이 있다.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챔프전 후유증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입안을 5바늘이나 꿰맨 데다 장기전으로 접어들수록 조성원과 추승균 같은 노장들의 체력 저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챔프전의 우승 향배를 결정지을 4차전은 12일 오후6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전주=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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