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음식으로 신촌의 입맛을 사로잡겠습니다."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 골목에 터를 잡고 까다로운 젊은이들의 입맛 공략에 나선 주인공은 2000년 10월 입국한 탈북자 정수반(36)씨. 상호는 대동강의 옛 이름이라는 ‘달가람’이다. 정씨가 꺼내 든 메뉴는 이북 각지에서 실제로 주민들이 먹는 향토 음식들이다.
이름도 생소한 온탄 두부밥(함경북도), 경성 댕알밥(함북), 온성 만두밥(함북), 철산 미인밥(평안북도), 원산 고깔초밥(강원도), 안악 고추밥(황해도) 등 모두 6가지. 이들 음식은 정씨가 남한에 있는 동료 탈북자를 통해 파악한 120가지에 달하는 북한의 각 지방 향토음식에서 이른바 ‘테이크 아웃’이 가능한 것만을 엄선해 놓은 것들이다.
정씨는 테이크 아웃 음식 대신 길먹거리라는 말로 고유어의 향취까지 살려냈다. 정씨에 따르면 만두피에 옥수수, 조, 기장 등을 싸서 만든 온성 만두밥은 식량난이 심각했던 1990년대 중반에 등장해 허기를 달래주던 음식이다. 정씨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북한의 문화를 전파함으로써 남과 북의 이질감을 좁히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