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상가 후분양제 실시를 앞두고 건설업계가 잇따라 ‘테마 상가’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테마 상가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분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최근 소비심리 회복과 후분양제 실시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홈인테리어, 드라마, 스포츠, 헤어숍 등으로 차별화한 테마 상가 분양이 탄력을 받고 있다.
◆ 후분양제 여파
상가와 오피스텔의 후분양제를 의무화한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연면적 3,000㎡(909평) 이상인 분양용 상가와 일정 기간후 분양 전환을 조건으로 공급되는 3,000㎡ 이상 임대용 상가는 대지소유권을 확보하고 건설업자 2곳의 연대보증을 받아 골조공사를 3분의 2 이상 진행한 뒤라야 분양을 할 수 있다. 적은 돈으로 사업에 착수해 분양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던 기존의 부동산 개발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금융 비용이 늘어나고 분양값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가 공급 물량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업을 연기했던 테마 쇼핑몰들이 법 시행 이전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 관심가는 테마상가
일정 규모 이상의 상가에 후분양제 적용이 예정되자 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외국인 전용 서비스 드레지던스 전문공급업체인 ‘바비엥’은 서울 논현동에 명품 홈인테리어 테마상가 ‘삼성홈 데꼬레’를 분양한다. 명품 홈인테리어 자재·가구 브랜드가 입점하며, 분양가 대비 최저 연 8%의 임대수익을 10년간 보장하고 있다.
존앤제이콥건설은 서울 양천구 신정 뉴타운 지역에서 테마상가 ‘세이브 플러스’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로 지하 1층에는 삼성홈플러스가 입점한다. 1층 화장품, 안경, 보석, 잡화 2~3층 패션과 생활용품, 4~5층 공연장 및 6개 영화관, 6층 병원, 7층 식당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분양자에게 상가 개발수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4, 5층에 들어설 영화관 지분을 무료로 등기 배정하며, 영화관 운영수익 또한 연금 방식으로 매월 지급한다.
㈜CJ건설은 경기 안산시 고잔신도시에서 복합쇼핑몰 ‘스타맥스타워’를 분양중이다.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하 1층은 어린이 관련 상가, 애완동물 상점, 1~2층은 잡화 및 여성의류, 3~4층은 남성의류 등으로 구성된다. 고잔역 및 안산중앙역 역세권으로 주변에 까르푸가 있다.
서울 창동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투비스타’에는 드라마 ‘슬픈연가’의 테마공간이 500여평 규모로 입점한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차이나시티’는 중국어 학원 등 중국 관련 전문상가들로 구성된다. SK건설이 서울 영등포에 짓는 ‘룩스’에는 4,000여평 규모의 대형 워터파크가 들어선다.
동훈CM건설이 경기 용인시 성복동에 짓는 ‘데이파크’도 스포츠를 테마로 3,600평에 헬스클럽 암벽등반코스 골프연습장 등을 갖춘다. 경기 안산의 ‘빨강머리앤’은 헤어숍 멀티플렉스를 지향하고 있다. 삼성홈 데꼬레의 박경자 사장은 "테마 상가는 소비자에게는 관련 상품을 원스톱 쇼핑하는 편익을 제공해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테마 상가도 종류가 많은 만큼 업종 선택이 중요하며 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일부 인기 상가를 제외하고는 미분양이 쌓여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며 "상가를 분양받은 후에는 효율적인 매장과 점원 관리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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