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현대무용을 소개해온 LG아트센터가 2003년 ‘울티마 베즈’(예술감독 빔 반데케이부스), 2004년 세드라베(예술감독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에 이어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45)의 로사스 무용단을 초청했다. 2003년 작 ‘Bitches Brew/타코마 협곡’을 14~16일 3회 공연한다.
케이르스마커는 1990년대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메카로 급부상시킨 주역이다. 그 전까지그 전까지 벨기에는 내세울 만한 자국 안무가가 없었다. 1992년, 당시 32세의 케이르스마커가 왕립 모네 가극장의 사상 최연소 상주 안무가로 지명되면서 비로소 벨기에 무용의 부흥이 시작되었다. 그가 모네 극장과 공동으로 1995년 설립한 P.A.R.T.S.는 오늘날 세계적 명성의 4년제 무용학교로 성장했다. 세드라베의 예술감독 셰르카위도 이 학교 출신이다.
케이르스마커는 무용의 미니멀리즘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리듬과 패턴을 반복하며 정점에 이르는 미니멀 음악처럼, 그의 작품은 사소한 동작의 반복을 통한 강렬한 패턴과 수학적이면서 견고한 구조가 특징이다. 미국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음악을 춤으로 재해석한 ‘드러밍’(drumming)과 ‘비’(Rain)는 특히 유명하다.
서울에 갖고오는 ‘Bitches Brew/타코마 협곡’ 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명반 ‘Bitches Brew’의 음악과 1940년 돌풍에 붕괴한 미국 워싱턴 주 타코마협곡 다리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음악에 몸을 맡긴 13명의 무용수가 지극히 자유로우면서도 정교하게 구성된 즉흥으로 긴장감을 더해가다 마지막 순간 크게 출렁대며 무너져내리는 타코마 협곡 다리의 영상을 배경으로 어둠 속에 묻힌다. 자유로운 즉흥이 순식간에 거대한 혼돈으로 바뀌는 역설을 눈여겨보자.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6시. (02)2005-011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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