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에 따라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이 지난해 18개에서 11개로 줄었다. 특히 삼성이 1년간 출총제 적용이 면제되고, LG도 단 2개 계열사만 출총제 규제를 받는 등 10대 기업집단들이 대거 출총제를 졸업했다. 자산기준 상위 10개 기업집단 중에서는 사실상 현대자동차, SK, KT 등 3개만 남게 됐다. 한편 STX, 현대오일뱅크, 이랜드 등은 자산규모가 2조원이 넘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출총제 기업집단 11개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5개를 지정했다. 이중 GS그룹과 한국철도공사가 올해 처음으로 출총제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반면 삼성그룹을 비롯해 대한주택공사, 한진, 한국토지공사, 현대중공업, 한국가스공사, 신세계, LS, 대우건설 등 9개 기업집단이 졸업기준을 충족해 출총제의 굴레를 벗어났다. 또 올해 초 출총제 적용기준이 자산 6조원으로 상향조정되면서 GM대우, CJ, LS 등도 출총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특히 출총제 졸업기준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기업집단 중에서 실제 출총제 규정이 적용되는 계열사는 전체 283개사 중 194개사로 68.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의 330개사보다 41.2%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지난 1월말 LG에서 계열분리한 GS와 올해부터 민영화한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기업집단을 형성해 출총제 대상으로 신규 지정됐다.
한편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지난해 51개에서 1개가 제외되고 5개가 신규 지정돼 모두 55개로 늘어났다. 새로 지정된 기업집단은 GS와 철도공사 이외에 STX, 현대오일뱅크, 이랜드 등이며, 올해 계열 금융사들이 지주회사 형태로 빠져나간 동원그룹은 제외됐다.
지난해 주요 기업 집단들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면서 재계순위에도 적지 않은 변동이 있었다. 현대차(56조400억원)는 실적호조에 힘입어 GS그룹 등과 분리된 LG그룹(50조8,800억원)을 밀어내고 재계 2위(공기업 제외)에 등극했다.
공기업을 포함하면 삼성이 자산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한전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자산 기준으로 1위에 오른 것은 2001년 이후 4년 만이다. 재계 서열은 2000년까지는 현대그룹이 독주했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 분리되면서 2001년 삼성이 1위에 잠시 올랐으며 2002년부터 정부산하 공사가 순위에 편입된 이후에는 한국전력이 3년째 수위를 지켜왔다. 반면 KT(29조3,200억원)가 7위에서 8위로 내려갔고 8위였던 한진그룹(24조5,200억원)은 11위로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졸업제도가 적용되면서 출자규제를 받는 기업집단과 소속회사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앞으로도 졸업요건을 충족하는 그룹들이 늘어난다면, 폐지를 포함해 출총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재벌 등 기업집단의 자산 총합이 2조원을 넘는 경우 공정거래법에 의해 상호출자제한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들 기업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나 상호보증이 금지된다. 상호출자제한 기업 중 총자산이 6조원 이상이 되면 출자총액제한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 출자총액제한 대상으로 지정되면 계열사들이 순자산의 25% 이상을 다른 회사에 출자하지 못한다. 소유지배구조가 단순하거나 지주회사 체제 등 법적요건을 갖추면 출총제 적용에서 제외된다. 올해 자산 6조원 이상 기업집단 22개 중 11개가 출총제 대상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초 자산과 지배구조 등을 파악해 상호출자제한과 출총제 기업집단을 새로 지정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