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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주미대사 '주영 별장'샀다/ 달말 공직자 재산공개 앞두고 美특파원들에 '팔당 부동산' 매입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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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주미대사 '주영 별장'샀다/ 달말 공직자 재산공개 앞두고 美특파원들에 '팔당 부동산' 매입 설명

입력
200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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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사진) 주미 대사가 이 달 말 공직자 재산공개를 앞두고 신고한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부동산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홍 대사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몇몇 언론사 특파원들을 만나 재산신고 부동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부분의 부동산은 아버지(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가 물려준 것이고 내가 매입한 것은 정주영 명예회장 소유였던 팔당의 별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별장은 정 명예회장이 골치 아플 때면 찾곤 했던 곳으로, 명의는 정몽헌(2003년 사망)씨 앞으로 돼 있었다"며 "주미 대사로 올 줄 모르고 집도 하나 지었다"고 말했다.

매입 경위에 대해 홍 대사는 "2001년 정 명예회장이 돌아가시고 100일만에 몽헌씨가 복덕방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에게 팔아달라고 내놓았는데 내게 그 제의가 왔다"며 "처음엔 살 마음은 없었지만 정주영씨 별장이라 한번 보고 싶어 갔다가 너무 좋아 그날 바로 샀다"고 설명했다. 홍 대사는 "아버지가 아끼던 땅이어서 사실 나한테 팔면 안 되는 거였지만 몽헌씨가 어려울 때였다"며 ‘왕자의 난’ 직후라 정씨 형제들 사이가 안 좋았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홍 대사는 "지난번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때 이 별장도 문제가 됐다"고 소개한 뒤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왜 집안에 안 팔고 엉뚱한 사람에게 팔았느냐는 공격을 받았는데 현 회장이 판 게 아니라 남편 몽헌씨가 팔았다"고 말했다.

구입 뒤의 관리에 대해서 홍 대사는 "3년 전부터 매화 등 나무를 새로 심기 시작했다. 옛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기분으로 땅을 가꿨다"며 "별장이 다산 정약용 선생 묘소 바로 뒤인데 선생 책에 시간과 돈이 있으면 이렇게 하겠노라고 쓰여진 대로 만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 대사는 "개조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끝나면 금요일 저녁 가서 월요일 아침 출근하려 했는데 대사로 오는 바람에 못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별장 소유 이유로는 "풍경이 좋고 오염된다고 그 앞으로 보트도 다닐 수 없어 조용하다"며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져서 팔당으로 나가는 곳에 있다"고 경관과 위치를 꼽았다.

그러나 홍 대사는 "그린벨트에 상수원 보호구역까지 겹쳐 있어 개발은 절대 안 되는 땅이고, 재산 가치도 별로 없다"며 투기 목적이 아니라 휴식을 위한 별장 구입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사는 위장전입 같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면서 "그냥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재산 전체 규모와 관련, 그는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내 동생(홍석조 광주 고검장)이 공직자 재산 1등이었는데 이젠 내가 1등이 되겠네"라며 설명을 끝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 현장서 본 '정주영 별장'/ 배산임수…리모델링 공사 한창

서울에서 팔당대교를 건너 45번 국도를 10여분간 승용차로 달리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 표지가 보인다. 다시 5분여 차를 달리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부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산175번지 일대가 나온다. 비포장 비탈길을 걸어서 내려가면 인적이 드문 숲 속에 단층으로 눕다시피 늘어서 있는 붉은 색 외벽의 널찍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홍석현 주미 대사가 2002년 2월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으로부터 사들인 고 정주영 회장의 별장이다.

대지 3,000여평에 건축면적이 100여평 되는 이 별장 주위에는 온통 소나무 숲이 에워싸고 있으며, 앞쪽으로는 한강이 바다처럼 넓게 펼쳐져 있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뒤편에는 고개 넘어 다산 선생의 묘소가 있고, 대지 전체를 높이 1.5c 가량의 철조망이 둘러 처져 있다. 문자 그대로 ‘섬 속의 요새’여서 외부인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될 수 밖에 없다.

7일 오후 기자가 별장을 찾았을 때는 건물 내부와 외벽을 교체하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부들이 탄 승합차량과 공사용 트럭들이 폭 4c 정도의 비포장 도로를 부단히 오가고 있었다. 어느새 경비업체 직원인 듯한 30대 남성이 안에서 나와 기자의 내부 접근은 물론 사진촬영조차 못하게 막아 서더니 이내 문을 닫아걸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기자는 강 건너편으로 돌아와 멀찌감치 50c 정도 떨어진 곳에서야 집 전체의 윤곽을 어렴풋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이 곳 조안리 일대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에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주민들은 증·개축이나 토지 매매시 일일이 관청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이곳의 부동산 경기는 없다시피 하다. 다만 모 재력가의 별장이 인근에 두 채가 더 세워져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변에는 농지마저 없어 행인은 물론 관광객들의 인기척 마저 찾을 수 없다.

주민 조모(35)씨는 "예전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가끔 와서 쉬었다 가는 모습이 보이곤 했는데 최근에는 홍 대사의 친척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휴가 시즌에 며칠 머물다 가곤 하는 것 같다"며 "워낙 외진 곳에 자리잡은 별장이라 누가 얼마나 와서 뭘 하다 가는지 이 곳 주민들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양주=신기해기자 shinkh@hk.co.kr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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