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28·여)씨는 지난달 재벌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신용카드 회원으로 가입했다.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을 미리 받고 사용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 제도로 상품권 대금을 후납하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상품권을 받으러 백화점을 찾은 김씨는 그러나, "이미 서비스가 끝났다"는 직원의 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며칠 전 패션잡지 4월호에서 관련 광고까지 보았던 터라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인터넷에서 카드사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그 서비스는 3월18일로 폐지된 것이 사실이었다. 김씨는 "상품권 서비스 때문에 카드를 신청했는데 며칠 사이에 폐지될 수 있느냐"라며 "그렇다면 잡지 광고는 거짓말이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각종 제휴 서비스 도입 경쟁을 벌이던 카드사들이 최근 들어 회원들에게 제대로 공지도 하지 않은 채 잇따라 서비스를 폐지하고 나서 회원들에게 피해와 불편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새 서비스를 도입한 지 얼마되지도 않아 제도를 폐지하는 경우까지 있어 고객을 혼란케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1월부터 회원들을 상대로 새로운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으나 시행에 들어간 지 두 달만에 폐지했다. 롯데카드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 전국으로 확대 시행했던 카드회원에 대한 극장할인 서비스를 시행 1년도 안된 다음달부터 적용대상 제한 형식으로 변경한다.
이 밖에 올들어서만 KB카드 5건, 삼성카드 2건, LG카드 2건, 비씨카드 2건 등 카드사들의 제휴 서비스가 계속 폐지되거나 내용이 변경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제휴 서비스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폐지됐으나 서비스 제공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회원들에게 불편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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