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의약분업 사태이후 국내 제약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세계 13위권에 올라 선 국내 제약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명품’약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개량 신약)과 신약 개발비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면서 수성(守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비는 아직까지 매출액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안방 시장을 살리기 위해 신약 개발 투자를 선진국 수준(15~20%)으로 끌어 올리려는 국내 제약사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제네릭 약 개발에 집중 투자, 다국적 제약사와 한판 승부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우리 회사의 명약’을 소개한다.
■ 한미약품/ 아모디핀 - 美 특허도…국내외서 제품력 인정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고혈압을 낮추는 혈압강하제인 ‘암로디피’에 ‘캄실레이트’란 염기를 붙여 만든 세계 최초 캄실산 암로디핀 개량신약(제네릭)이다.
이 약은 기존 ‘베실산 암로디핀’과 약효와 안정성은 동일하고 광(光)안정성은 개선한 신규염 제제 ‘캄실산 암로디핀’으로 1상과 3상 임상을 정식으로 끝내고 지난해 6월5일 국내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제조품목허가를 받아 9월부터 발매되고 있다. 5년간 3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만들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암로디핀의 개량신약인 아모디핀은 국내는 물론 미국특허까지 획득해 물질특허와 기술수준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며 "국내 출시 4개월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30%선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모디핀 제조기술을 일본, 유럽 지역 등 30여개국에 물질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특히 기존 외자계 제약사가 완전 독점하던 암로디핀 시장에서 3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연간 90억원의 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등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 360곳에서 처방약물로 선정될 정도로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으며 올해 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일양약품/ 레스퍼레이트 - 약물 투여 않고도 혈압강하·혈류개선
일양약품의 ‘레스퍼레이트’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이 유일하게 공인한 고혈압 치료 보조기이다. 이 치료기는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도 고혈압을 낮추고 기존 약물치료와 병행해도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증명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본사와 공장을 둔 인터큐어사가 개발한 이 제품은 환자의 ‘치료성 유효 호흡운동’을 통해 심폐 평활근 확장으로 교감신경 활성을 감소시켜 말초 혈관 주위 근육을 이완, 혈관을 넓히고 혈류흐름을 원활하게 해 혈압 강화와 혈류 개선을 촉진한다.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3개국에서 실시된 임상결과, 하루 15분씩 1주 3회, 8주간 사용 시 평균 14㎜Hg(수축기 혈압)/90㎜Hg(이완기 혈압) (사용 전 157/97, 8주 사용 후 143/88)의 혈압 강하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으며, 부작용도 전혀 없었다.특히 나이가 들었거나 혈압이 아주 높은 환자에게도 아주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약물요법과 운동·식이요법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2002년 미국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미FDA외에도 유럽과 이스라엘의 의약품 안전당국으로부터 인증·허가를 받았다.
■ 바이엘코리아/ 레비트라 - 발기 강직도 다른 제품보다 월등
바이엘코리아의 ‘레비트라’는 2003년 11월 국내에 시판된 이래 발기 강직도와 신속한 약효 발현에서 가장 큰 장점을 보이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다.
마케팅의 주안점을 ‘단단한 레비트라’로 정한 것은 바로 이 때문.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와 사우스 플로리다 의학연구소 등이 미국·캐나다 지역의 발기부전 환자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레비트라의 발기 강직도 만족도가 위약보다 최고 세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비뇨기과의사 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52%가 ‘발기 강직도’가 우수한 제품으로 레비트라를 들었다.
이 때문에 발기부전 치료제가 갖춰야 할 첫번째 특성으로 ‘발기 강직도’를 꼽은 환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레비트라가 발기 강직도에 있어서 다른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결과는 북유럽 500여명의 발기부전 환자 대상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레비트라가 발기 강직도 면에서 42%의 지지도를 얻어, 37%와 21%를 얻은 다른 두 경쟁 제품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레비트라는 복용 후 10분부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해 4~5시간 약효가 유지된다.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가 복용 후 약효가 나타나는 데 1시간 가량 기다려야 했는데 레비트라가 이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 동화약품공업/ 까스활명수 - 1897년 첫선보인 액제소화제 대명사
동화약품공업㈜의 ‘까스활명수’는 104년 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액제 소화제의 대명사이다.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던 1897년 당시 궁중선전관이던 민병호가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을 혼합해 만들었다.
‘목숨을 살리는 신통한 물’이라는 뜻의 활명수는 같은 해 그의 아들 민강이 설립한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의 간판이자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최초의 상표이며 최장수 의약품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활명수는 해방 전까지만 해도 급체, 과음과식, 소화불량의 특효약으로 알려져 1병에 20전으로 설렁탕 4그릇 값과 맞먹었는데도 불티나게 팔렸다.아선약, 계피, 정향, 엘멘콜, 현호색, 육두고, 건강, 창출, 진피, 후박,고추틴크 등 11가지 생약을 원료로 해 식욕감퇴, 소화불량, 과식, 식체,구토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난 108년 간 활명수 판매량은 약 76억 병으로 추산된다. 지금도 까스활명수로 연간 320억여 원 어치가 팔려 액제 소화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77년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몽골과 베트남에도 판매에 나서 제품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 중외제약/ 니코매직 - 1정 복용시 2~3시간은 담배생각‘뚝’
금연 열풍이 불면서 금연보조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선보인 중외제약의 ‘니코매직’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흡연욕구를 대체하는 금연초의 장점을 함께 갖춰 금연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때문이다.
금연보조제는 흡연욕구를 대체하는 끽연용과 중독성을 대체하는 니코틴 보충제가 대세를 이루는데, 금연초는 흡연 시 타르가 있어 암 등의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는 마찬가지. 반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된 니코틴 보충제는 중독에 의한 금단증상을 막는데 주력한다.
니코매직은 1정(트로키)당 1㎎의 니코틴을 함유해 하루 한 갑 담배를 피는 사람이 2~3시간 동안 금단 증상 없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휴대와 보관이 간편하며 연기 등으로 인한 비흡연자의 간접 흡연 피해가 없고, 금연 욕구 시 간단하게 니코틴을 보충해 금연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니코틴 껌과 패치제가 불규칙한 니코틴 보급 및 피부트러블, 순간적인 흡연욕구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니코매직이 극복한 것이다.
특히 설탕을 넣지 않은 제품이지만 맛이 달아 금연 시 나타나는 금단증상을 없애고, 체중증가의 염려가 없어 금연하려는 여성과 중장년 흡연자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 한국오가논/ 리비알 - 갱년기 증상 치료 골다공증 예방까지
한국오가논의 리비알은 각 신체 조직별 작용을 통해 새로운 갱년기 치료법을 제공함으로써 갱년기 치료에 이정표를 세웠다. 그동안 갱년기 치료 방식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었으나 리비알은 티볼론의 3가지 대사물질을 통해 에스트로젠, 프로제스토젠, 안드로젠 효과를 유발한다.리비알은 안면홍조와 질 건조감, 성교통, 야간발한 등과 같은 폐경기 증상과 골다공증 등에는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유방통도 적고 질출혈 빈도도 낮게 만든다.리비알은 또한 리비도(본능적 욕망) 저하로 고민하거나 성적 활력을 높이고자 하는 갱년기 여성에게 효과적이다.리비알은 경구 복용 후 몸 속에서 3가지 물질로 신속하게 대사돼 효과를 나타낸다. 이들 대사물질은 각 조직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갱년기와 관련된 여러 증상을 치료하면서도 여성호르몬을 직접 투여함으로써 오는 유방 및 자궁내막 조직의 자극을 피할 수 있게 하는 혁신적인 약이다.
또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폐경 후 여성의 치료제로 뼈 조직에서는 에스트로젠 활성을 촉진해 골밀도를 늘리며 반면 유방조직에서는 에스트로젠 활성을 억제한다.
■ 보령제약/ 겔포스엠 - 30년간‘한국인의 액체 위장약’
보령제약의 ‘겔포스엠’은 1975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30년 동안 ‘한국인의 액체 위장약’으로 굳건한 자리를 잡았다. 현재 국내 점유율이 75%로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비오테락스사로부터 기술을 들여와 1975년 6월부터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겔포스는 당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던 위장약 브랜드였다.
생산 첫 해에는 6,000만원 매출에 그쳤지만 휴대와 복용이 간편한 팩 타입 포장을 처음 선보인 데다 우수한 약효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4년 만인 1979년 무려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소화기관용 약품 가운데 국내 랭킹 2위로 급부상,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까지 생산된 수량만해도 지구를 4바퀴 이상 포장할 수 있는 15억만포에 이른다. 겔포스엠은 보령제약 중앙연구소에서 4년 여의 연구개발과 2년 여의 임상실험을 거쳐 탄생했는데 현탁액으로 제조,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콜로이드성 겔제제로 돼 있어 복용시 위보호막 형성작용이 강력해 효과가 더 뛰어나다. 이로 인해 조성물 특허를 받기도 했다.
겔포스엠은 국내 뿐만 아니라 1993년부터 우리나라 일반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수출의 길을 열어 지난해 250만달러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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